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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최고치 경신한 금...금을 지지하는 환경과 기대감, 그리고 경계감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7-2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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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지난 2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0.4%(7.50달러) 오른 189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 값은 6거래일 연속으로 올라 2011년 8월22일 세운 최고치 1891.90달러를 넘어섰다.

이후 금값은 더 오르고 있다. 27일 거래에선 33.50달러(1.8%)가 더 오른 1,931.00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장중에는 1,941.90달러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현재 금값은 여러 측면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갈등 등으로 최고의 안전자산인 금이 각광을 받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금값 상승에 유리한 환경도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최대한 낮추면서 유동성을 풀어놓은 상황에서 달러 약세가 지속됐기 때문에 금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또 최근 주요국 물가상승률이 회복되는 모습 등을 보면서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 해외도, 국내도 높아진 금투자 열기

금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해외에선 금값이 2천달러가 아니라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금 시장의 열기가 과열되고 사람들의 금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이번 금 랠리는 적어도 당분간 이어질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금값이 1만 달러까지 뛸 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초강세론자들인 '메가 불스'(Mega-bulls)들은 금값이 3천~1만달러 사이까지 오를 것으로 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지난주부터 뜨겁게 달아 오른 금 투자 열기가 지속되면서 2천 달러는 그리 멀지 않은 듯한 분위기다.

마켓와치는 "지난주 금값은 4.8% 올랐다. 이는 4월 9일로 끝나는 주 이후 가장 가팔랐다"면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그간 본적없는 2천 달러가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국내의 금 투자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은 7만7460원을 기록해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금 거래량과 거래대금 또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82kg과 371억원으로 집계돼 시장 개설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 강화된 약달러 환경이 금 가격 올려

최근 가파른 달러 약세 진행이 금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글로벌 달러는 지난주 초 유럽연합의 경제 회복기금 조성을 전후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정부의 추가 경기 부양,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연준의 스탠스도 달러 약세를 지지한다.

미중 갈등 악화에 하락 모멘텀이 제한되던 달러/위안도 결국 7위안 밑으로 내려섰다.

또 최근엔 중국에 이어 유럽 경기가 좋아지려는 모습을 보이는 사이 미국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여러 요인들은 최근 복합적으로 달러 약세에 대한 인식을 강화시켰다. 따라서 달러 표시 자산인 금은 가격 상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시장 일각에선 코로나 사태와 미중 갈등에 따른 안전자산선호가 금에 대한 선호로 이어진 가운데 미중 갈등 심화를 탈(脫) 달러 조짐으로 보기도 했다.

맥킨지의 켄 호프만은 "세계가 달러에서 도피하려고 하고 있다. 많은 중국인들은 달러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대해 말해왔다"면서 "세계가 달러 외에 다른 통화를 찾고 있다면 금은 상당히 설득력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 약달러 부추긴 중국의 '위안화' 마케팅

이달 초 원유시장에서 놀랄 만한 일이 있었다.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중국에 원유 300만 배럴을 위안화를 받고 판 것이다.

이 사건은 '페트로 달러 체제'에 흠집을 가한 것으로 평가됐다. 즉 기축통화 달러화 체제에 중국이 도전한 사건으로 인식된 것이다.

BP는 상하이선물거래소(INE)에서 위안화를 받고 이라크산 원유 300만 배럴을 산둥성에 있는 INE 저장시설에 인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 런던 ICE 선물거래소, 싱가포르상품거래소(SMX), 두바이 상업거래소(DME) 등 대표적인 원유 거래소들은 모두 배럴당 달러로 가격을 책정한다.

일각에선 석유 메이저에 속하는 영국의 BP가 중국 거래소에서 위안화로 결제한 일을 두고 달러 패권이 타격을 입는 단초가 되는 사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세계적인 에너지 원자재 무역회사 머큐리아도 오는 8~9월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할 예정이다.

중국이 위안 결제를 압박해 '페트로 위안' 시대를 꿈꾸고 있다는 의심을 살 만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달러 위상을 약화시키는 사건들은 금 가격 상승세를 지지한다. 이와 함께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를 앞세워 금 장신구와 같은 금 제품을 산다면 금은 수요 측면에서도 더욱 지지를 받을 수 있다.

■ 저금리, 금 가격의 든든한 지지자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은 부동산, 주식, 채권, 상품, 암호화폐 등에 모두 영향을 주고 있다.

금 역시 이런 저금리의 수혜를 받고 있다. 특히 안전자산인 주요국 국채의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금이 각광을 받고 있는 측면이 있다.

김소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와 직접적인 유동성 공급을 단행했고 앞으로는 재정지출을 더욱 늘려갈 수 밖에 없다"면서 "글로벌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금 가격의 상승 요인"이라고 밝혔다.

유럽의 상당 규모 국채들이 '마이너스' 금리 상태다. 아울러 금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실질금리도 여러 국가에서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10년만기 국채 금리가 0.6% 전후 수준인 상황은 '아무리 물가상승률이 낮다고 하더라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사람들이라면 국채와 금, 두 안전자산 가운데 금을 선호할 수 있다.

각국의 정책 스탠스 등을 감안할 때 상당기간 저금리를 탈피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미국이 1조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마련 중이고 유럽은 7500억 유로의 경제회복 기금에 합의한 상태다.

이처럼 각국의 부채 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점을 감안할 때 세계가 저금리를 탈피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이 저금리 환경은 금의 든든한 지지자다.

■ 금, 인플레 상승 대비하는 차원의 메리트

최근엔 심심찮게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병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예상들도 적지 않다.
최근 제한적이나마 소비자물가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속에 미국의 물가연동국채 입찰에선 많은 수요가 모여들기도 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을 정상화 노력과 각종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 속에 많은 투자자들이 TIPS를 포트폴리오 내에 필요한 자산군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지난 23일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140억달러의 10년물 TIPS는 사상 최저 수준인 -0.930%에 발행됐다. 응찰률은 2.24배였다.

향후 원자재 가격 상승 속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인플레 헤지 자산인 금의 메리트는 더 커질 수 있다.

■ 금값 추가 상승 여지..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최근 금값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된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여력을 가늠하는 경우가 많다.

김소현 연구원은 "지난 24일 현물기준으로 금 가격이 온스당 1,902.02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올해 금값 레인지 상단을 1,900달러에서 2,1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 금값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금가격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사실은 2011년 9월 이후 금 가격 하락기와 비교해서도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9월부터 4년 3개월간 금값이 하락했던 이유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현금 확보 움직임 이후 안전자산선호 약화, 달러화 강세, 물가 안정,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능성과 신흥국 성장 둔화에 따른 중국과 인도의 장신구 수요 감소 등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의 환경은 그 때와 정반대이거나 상당히 달라 금값의 추가적인 상승에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다만 금값 상승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면서 접근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경계감도 보인다.

미국에서도 일부 사람들의 금값 '1만 달러' 언급 등 과열된 분위기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자재 리서치·투자 그룹인 CPM그룹의 매니징 파트너인 제프 크리스천은 포브스 인터뷰에서 "1980년 1월 21일 금값은 825달러였고 장중 850달러까지 올랐다"면서 "하지만 다음날인 22일 가격은 급락하면서 682달러로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시간에 금값이 폭등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면 순식간에 가격 폭락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자료: 대신증권

자료: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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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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