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재료는 달러 강세뿐 아니라 달러/위안 상승, 코스피지수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하락을 자극하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겼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4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0원 오른 1,205.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하루 만에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부터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반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캘리포니아주가 경제 재개방을 일부 조정한 영향으로 상승 출발한 이후 줄곧 오름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미중 갈등 이슈가 더해지며 달러/원의 상승 흐름은 더욱 공고해졌다.
장중 전해진 중국의 수출지표 개선으로 달러/원의 상승 흐름은 잠시 주춤하는가 했으나, 대미 교역량 감소가 악재로 떠오르며 재차 달러/원 상승을 자극했다.
지난 6월 중국 수출은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위안화 기준, 전년 대비 4.3% 늘며 예상(+3.5%)을 상회했다. 전월에는 1.4% 증가한 바 있다.
다만 지난 상반기 대미 무역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6.6% 줄었다. 대미 수출이 8.1%, 수입은 1.5% 각각 감소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117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11% 오른 96.57을 기록했다.
■ 네고 실종에 일방적 수요 우위
미중 갈등과 맞물린 달러 강세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고점 매도 성격의 수출업체 네고마저 실종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공급 주체인 수출업체가 달러/원 추가 상승을 기다리며 이날 달러 매도 시점을 늦춘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갈등이 그간 달러/원 상승에 가장 영향을 미친 악재였던 데 대한 학습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 15일 전망…美 어닝시즌 랠리 여부 관심
오는 15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주식시장이 미중 갈등과 경제 재개방 후퇴라는 악재를 딛고 기업실적 개선 기대 속에 반등한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고, 달러/원도 내림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미 주식시장에서 기업실적 개선이 확인되지 않고, 악재만 부각된다면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는 다음날 서울환시까지 오롯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서울환시는 다른 악재보다 미중 갈등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큼 미 주식시장이 반등하더라도 달러/원의 낙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이날 롱포지션을 늘린 것도 미중 갈등 이슈에 달러/위안이 상승했기 때문인데, 미중 갈등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기 때문이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