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6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0원 내린 1,20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미 금융당국이 은행권 고위험 투자를 규제하는 일명 '볼커룰'을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산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은행권이 벤처캐피탈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볼커룰을 완화할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달러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에 아시아시장에서 달러는 약세를 이어갔고,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은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원은 장중 한때 1,197원선까지 내려섰지만,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악재와 함께 장 후반 코스피가상승폭을 축소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인덱스는 전방보다 0.03% 떨어진 97.40에 거래됐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32위안을 나타냈다.
■ 역외 숏물량 일부 거둬
역외는 주말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 우려 탓인지 장 후반 숏포지션 일부를 거둬들였다.
코스피지수도 상승폭을 축소하면서 역외의 숏포지션 확대를 제어하는 데 일조했다.
여기에 더해 저가성 결제 수요도 몰리면서 달러/원의 낙폭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고 급기야 장 막판 1,200원선 위로 올라섰다.
역외의 숏플레이가 시들해지자 역내 참가자들도 달러를 다시 사들이며 주말을 앞둔 경계심을 드러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오후 들어 시장참가자들의 숏마인드를 흔들어 놓은 것 같다"면서 "그러나 각국의 경기 부양책과 규제 완화에 따라 환시 내 리스크온 분위기는 좀 더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오는 29일 달러/원 환율은 오는 28일 발표되는 중국 5월 공업이익 발표와 볼커룰 완화에 따른 미 주식시장 반응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중국의 공업이익은 전년 대비 4.3% 감소한 바 있으나, 시장 참여자들은 중국의 5월 공업이익의 경우 경제 개방과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볼커룰 완화 소식에 장 막판 반등을 꾀한 미 주식시장이 또 한 번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도 주목된다.
볼커룰 완화로 대형은행의 벤처캐피털 투자 등이 가능해지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지표 호조와 미 주식시장 상승 등이 이어지면 다음주 초 달러/원은 추가 하락 분위기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일단 금융시장은 리스크온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으나, 미국뿐 아니라 호주 등 주요국에서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점은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어느 정도 제어할 수밖에 없다"면서 "환시 참가자라면 미 주식시장뿐 아니라 유가와 달러 움직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