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1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20원 오른 1,19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상승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 초 미 주식시장 조정 여파로 상승세를 타다가 국내 수출지표 개선과 달러 약세가 어우러지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관세청은 이날 6월 1~10일까지 수출금액이 13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소식 이후 역내외 참가자들은 빠르게 숏물량을 늘렸고, 코스피도 강세 흐름을 타면서 달러/원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달러/위안을 필두로 글로벌 달러가 강세로 전환된 데다, 코스피마저 외국인 매도를 동반하며 한때 2% 가까이 하락하자 달러/원 역시 상승폭을 확대하며 단숨에 1,190원대 후반 레벨까지 올라섰다.
아시아시장에서 진행된 달러 강세는 미 연준 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라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693위안을 나타냈다.
■ 역외 숏마인드 꺾여
글로벌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면서 서울환시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숏물량을 거두고 롱포지션 구축에 나섰다.
그간 미중 갈등과 북한발 리스크 노출에도 경기 회복 기대에 숏 베팅에 나섰던 역외 시장참가자들의 투자심리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회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긴 기자회견 내용이 이날 아시아시장에서 달러를 강세로 이끌었다.
이날 장 마감 무렵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38% 오른 94.32를 나타냈다.
■ 12일 전망…미 주식시장 추가 조정시 1,200원대 복귀
오는 12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강세와 미 주식시장 추가 하락시 1,200원대 복귀가 불가피해 보인다.
아시아시장에서 본격화된 달러 강세 흐름은 이날 유럽과 미국 시장을 거치면서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고, 미 주가지수 선물 약세 흐름을 고려할 때 미 주식시장도 추가 조정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옅어지면 그간 수면 아래에 묻혀 있던 미중 갈등이나 북한 리스크 등 롱재료가 서울환시에서 재부각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경기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파월 의장 발언 당일 미 주식시장이 장 막판 낙폭을 확대했다는 것은 오늘 시장에도 그 여파가 이어진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미 경제 지표 개선이나 기업 실적 회복이 가시화되기 이전까지는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