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사이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금융 시장 전반에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이에 이날 국내 금융시장도 코로나19 악재가 모든 호재성 재료를 집어삼키며 주식시장 하락, 달러/원 상승을 끌어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우려가 촉발된 것은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전염병 연구소장이 상원 보건위원회 화상 청문회에서 미 경제재개 움직임이 바이러스 확산을 더욱 부추겨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다.
파우치 소장은 이 자리에서 "섣부른 경제활동 재개가 정말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 사태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7.21포인트(1.89%) 낮아진 2만3,764.78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0.20포인트(2.05%) 내린 2,870.12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89.79포인트(2.06%) 하락한 9,002.55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다만, 달러가 약세를 보인 점은 이날 달러/원 상승에 브레이크 요인이다.
미 주식시장 급락에 달러 약세 움직임이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이슈가 떠오르면서 달러의 약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7% 내린 99.96에 거래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장이나 지역 연준 관계자들이 마이너스 금리에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코로나19발 경기 위협과 금융시장 불안정 등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 금리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 또한 금융 시장 곳곳에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다른 나라들이 마이너스 금리의 수혜를 입고 있는 한 미국도 '선물'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연준을 압박하기도 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에서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의견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오곤 있으나, 연준의 입장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마이너스 금리 이슈만으로도 달러(안전자산)에 대한 매수 유인이 떨어지고 있는 점은 참가자들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코스피 급락시 1,230원선 주변까지 올라설 수 있으나, 달러 약세 등에 따라 추가 상승은 그리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오전 중 발표될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등도 가격 움직임을 결정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