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하락(5개월 후행 반영)은 하반기 이후 한국전력의 실적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에 따른 주가 수급상의 불확실성을 감안해도 유가 하락에 따른 실적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며 현 주가순자산비율(PBR) 0.2배는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플러스)의 감산 합의 불발, 4월 이후 사우디 증산 발표 등으로 당분간 유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허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OPEC+ 회의에서 러시아와 기존 감산량(210만배럴) 유지 및 추가 감산(150만배럴) 합의가 불발됐다”며 “러시아는 코로나19에 따른 석유 수요부진은 일시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오히려 3월까지 기존 감산량 합의가 종료된다고 강조하면서 4월 이후 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도 4월부터 석유 생산량을 기존 970만배럴에서 1000만배럴로 증산을 발표했는데, 이는 러시아를 빠른 시간 내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며 “노르웨이와 가이아나 등 공급 증가,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공급 과잉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4월 이후 증설에 대한 우려가 더해져 당분간 유가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허 연구원은 큰 폭의 유가 하락은 산유국 모두에게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6월 OPEC+ 공식회의 이전 합의와 추가감산량 목표 축소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OPEC+의 불협화음, 중동(이란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 공급 요인의 불안정으로 유가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