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8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 거래일보다 3.60원 오른 1,18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상승은 미 금융시장이 휴장한 가운데 서울환시 개장에 앞서 애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듯하다는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달러/위안이 상승한 영향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미 장비로 생산한 반도체의 화웨이 수출 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달러/위안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시각 달러/위안 환율은 6.9912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코스피 지수마저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동반하며 1% 이상 낙폭을 확대한 것도 달러/원 상승을 자극했다.
■ 애플 실적 둔화 예고 여진 지속
애플이 코로나19 여파로 분기 매출이 둔화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서울환시뿐 아니라 국내 및 아시아 주식시장도 리스크온 모드로 흘러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나 사망자 수가 감소세를 보임에도 애플의 실적 감소 예고가 시장참가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면서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는 양상이다.
시장 수급도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누적됨에 따라 잔여 달러 수요 물량이 시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애플발 실물 경제 위축 우려가 글로벌 주식시장과 환시에 직격탄을 가할 수 있다"면서 "달러/원은 1,180원대 후반에서 가격 부담을 이겨낸다면 추가 상승도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오후 달러/원 환율은 1,185원선을 바닥으로 1,190원선까지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이 1,190원선에 다가서면서 고점 매도 성격의 네고 물량이 집중되고 있지만,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달러 수요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하이지수 등 중국 주식시장이 낙폭을 확대하고 달러/원이 추가 상승한다면 역외가 롱포지션 확대하며 달러/원은 1,190원선 주변까지 몸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유로존 성장 우려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애플의 실적 둔화 예고는 시장참가자들로 하여금 달러 수요를 자극할 수밖에 없게 하고 있다"면서 "코스피 지수가 오후장 들어 낙폭을 줄이거나 달러/위안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이상 오후 달러/원 역시 장중 내내 상승 압력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