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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악순환·저금리 장기화·회계기준 변화…삼중고에 역대급 위기 빠진 보험업계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1-14 11:13

보험연구원, 내년 보험업계 수입보험료 성장률 0.0% ‘제로성장’ 예상
보험업계 ‘총체적 난국’ 이구동성...불황 길어질 듯

△지난달 열린 보험연구원의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조찬회에서 보험사 경영진들이 보험연구원의 전망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 사진=보험연구원

△지난달 열린 보험연구원의 '2020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조찬회에서 보험사 경영진들이 보험연구원의 전망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 사진=보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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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상반기에 이어 3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실적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이며 보험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영업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전반적인 자산운용수익률마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다가오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그간 보험업계의 성장을 견인하던 저축성보험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보험사들의 ‘돈줄’은 점점 막히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연구원은 2020년 수입보험료 증가율은 2019년 대비 0.0%로 성장 정체가 예상되며, 생명보험은 2.2% 감소, 손해보험은 2.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2017년(-1.0%)부터 시작된 저성장 추세가 2020년에도 계속되어 2020년 보험산업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이 0.0%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2019년 2.5% 감소, 2020년 2.2% 감소하여 4년 연속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2019년 3.8%, 2020년 2.6%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 인구절벽·베이비붐 세대 은퇴 등 총체적 영업 난국... 유병자·고령자 상품군 확대

가장 먼저 보험 산업의 근간이 되어야 할 ‘영업’은 과거 수입보험료 규모가 크던 저축성보험 판매가 쪼그라들면서 덩달아 위축되기 시작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물론,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최대치를 기록했던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중반 세대의 은퇴 시기가 돌아오면서 보험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제 부흥기를 이끌었던 이들 세대가 은퇴하면 이들이 부어왔던 보험의 만기도 도래하게 돼 보험사 측의 지출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험료로 걷어 들이는 수입보다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의 자리를 메워야 할 젊은 세대들은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보험의 필요성 자체를 낮게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상황을 가리켜 ‘총체적 난국’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젊은 세대가 보험가입을 기피하자 보험사들은 어쩔 수 없이 높은 손해율을 감수하고 유병자·고령자를 위한 상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는 보험 가입을 위한 충분한 돈이 없고, 이러한 돈을 갖고 있는 것이 유병자와 고령자들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은 생·손보 할 것 없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먼저 생보사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상반기 순이익이 2조1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1487억 원 대비 32.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들 역시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급등이 원인이 되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485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19억 원, 2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 전망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부채를 원가에서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서 보험사들이 쌓아야 할 책임준비금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보험사들이 가망고객을 확보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더 나아가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나쁘다보니 소비자 불만이 많고, 당국도 규제를 풀어주기보다는 강화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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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 기조 이어지자 공시이율도 하락세 지속

통상적으로 보험업계는 보험 영업에서 얻은 손실을 투자수익으로 메우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그러나 최근 시중금리 하락 등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리 하락에 맞춰 공시이율이 함께 떨어지다 보니 금리 연동형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들의 만기환급금 규모까지 덩달아 줄어들 위기다. 공시이율이란 보험사의 금리연동형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은행으로 치면 예적금 금리에 해당한다.

은행과 다른 점은 공시이율에 따라 매달 이율이 바뀌면서 환급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공시이율 인하가 지속되면 만기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의 연금보험, 저축보험 공시이율은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삼성생명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지난 5월 2.65%였던 것이 10월 들어 2.5%까지 내려왔으며, 저축보험 역시 5월 2.7%에서 10월 2.5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 역시 연금보험은 2.65%에서 2.49%, 저축보험은 2.71%에서 2.55%까지 떨어졌으며, 교보생명도 또한 연금보험은 2.66%에서 2.52%로, 저축보험은 2.71%에서 2.55%까지 내려왔다.

손해보험사들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아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사들도 모두 평균적으로 공시이율이 0.05~0.10%p 떨어지는 추세다.

문제는 시중금리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정부는 금리 인하 정책을 통해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년 초에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수출 부진세 등의 영향으로 0% 초반대에 불과할 것"이라며 "11월부터 수출 마이너스 폭이 다소 줄어들 순 있어도 경기 개선에 따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공시이율은 금리 변동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등할 여지도 있다”면서도, “지금처럼 영업불황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고 부연했다.

◇ IFRS17과 함께 도입될 K-ICS도 부담요인

그런가하면 IFRS17과 동시 도입이 추진 중인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개별회사의 리스크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내부모형 마련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연구원 노건엽 연구위원은 ‘K-ICS 2.0 주요 내용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K-ICS 1.0’에 비해 ‘K-ICS 2.0’에서는 평가방법이 완화되긴 했으나 저금리 기조로 인해 여전히 보험사들이 느끼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K-ICS 2.0은 K-ICS 1.0에 비해 평가방법이 완화되어 지급여력비율이 보험회사 지급여력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나, 시장 금리 하락으로 인해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말 국채 수익률(만기 10년)이 2.467%이나 2018년 말은 1.956%로 약 50bp 하락하여 QIS 2의 보험부채는 QIS 1에 비해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노 연구위원은 더 나아가 2019년 8월말은 1.295%로 지난해 말에 비해 약 66bp 하락하였으며, 이러한 금리수준이 지속될 경우 내년 QIS 3는 보험부채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저금리 지속에 따라 K-ICS 도입 시 지급여력비율이 감독기관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회사가 발생할 수 있어 경과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 연구위원은 “(K-ICS) 도입 전과 도입 후의 책임준비금 및 무위험이자율 차이를 일정기간동안 점진적으로 인식하거나, 자본요구조건에 대한 유예기간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경과조치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더 나아가 산업 전체에 일괄적으로 동일한 방식을 적용할 수도 있으나, 회사별 상황에 맞게 기간과 방법을 선택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적용 방식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노 연구위원은 “개별 회사의 리스크 특성을 반영할 수 있는 내부모형 이용에 대해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내부모형은 표준모형을 적용하는 것에 비해 인력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만, 회사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 정교한 리스크관리가 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끝으로 노 연구위원은 “이 외에도 파생상품, 재보험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여 보험회사가 새로운 지급여력제도 도입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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