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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눈길 가는 곳 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무진장 아름답소, 잉~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19-10-07 10:19

[Travel Essay] 눈길 가는 곳 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무진장 아름답소, 잉~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깊어가는 가을, 문득 가장 높은 곳에서 무주와 진안, 장수 이 세 도시를 내려다보고 싶어졌다.

평범한 단어로는 결코 표현해낼 수 없는 무주 덕유산의 황홀한 단풍과 은빛 물결 일렁이는 백두대간 장수 장안산의 억새밭, 맑은 물 흐르는 강가에 숨어든 아름다운 숲길을 따라 걷고 오랜 시간 그 길을 지켜온 메타세콰이어 우거진 진안의 시골길을 달렸다. 누구든 그 아름다운 비경에 홀딱 반할 터다.

다시 만나 반갑다, 무주 덕유산 단풍

덕유산의 단풍은 10월에 그야말로 절정을 이룬다. 뾰족하게 솟은 설천봉이며 그 뒤의 향적봉과 중봉, 왼쪽으로 뻗은 칠봉에 이르기까지 죄다 온갖 색으로 물감을 풀어 놓은 듯 가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곤 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때가 찾아왔다.

덕유산 단풍을 보기 위해선 곤돌라 탑승장으로 먼저 향해야 한다. 8명쯤 탈 수 있는 곤돌라에 올라타면 이 산의 멋진 단풍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풍선처럼 둥실 뜬다.

곤돌라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기세 좋게 흘러내리는 작은 계곡의 상류를 따라 부드럽게 올라간다. 겨울이면 흰 눈과 스키어들에게 점령당하는 설천봉 자락의 가을은 다양한 단풍나무들 차지다.

곤돌라를 타고 15분쯤 올라가면 설천봉에 닿는다. 탑승장을 벗어나 설천봉에서 600미터 정도 더 올르면 해발 1,614미터의 덕유산 최고봉, 향적봉에 오를 수 있다. 가파르지 않은 길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20여분 정도만 올라가면 되니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충분히 갈 수 있다.

데크와 계단을 좀 더 오르면 어느 순간 사방의 시야가 트이는데 바로 향적봉에 도착했다는 신호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발아래 보이는 산자락은 붉은 치맛자락을 두른 듯 황홀한 단풍의 풍경을 뽐내고 있다.

시야를 좀 더 멀리 두면 수묵의 담채로 그린 듯 겹겹이 늘어선 백두대간의 자태가 담백하고 흐트러짐 없이 펼쳐진다.

바로 앞 중봉에서 시작해 삿갓봉과 남덕유산, 서봉을 지나 지리산의 천왕봉에 이르기 까지 과연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지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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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고원 따라 예쁜 길 펼쳐지는 진안

진안은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자들조차도 쉽게 찾지 않는 땅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얼핏 떠오르는 건 당나귀 귀처럼 생긴 봉우리 두 개를 가진 마이산 정도다. 그래서 진안은 더 찬찬히 둘러봐야 할 여행지 중 하나다.

읍내에서 오렌지색 ‘행복한 무진장’ 버스를 타면 무주와 진안, 장수의 여러 마을을 거친다. 또는 덕태산(1,113.2m)과 내동산(887m) 자락 돌아 섬진강 따라 이어지는 ‘진안고원 마실길’ 따라 터벅터벅 걸어도 좋겠다.

진안을 지나는 무진장 버스의 노선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은 모래재 메타세콰이어길이다.

모래재터널로 가는 길목에 있는 메타세콰이어길은 담양이나 나주의 그것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그 아름다움은 못지않다. 1km에 걸쳐 양 옆으로 늘어선 커다란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은 계절의 깊이에 비례하는 진한 초록의 잎들로 무성하다.

진안고원 마실길은 4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읍내에서 13km 가까이 떨어진 백운면 평장보건진료소 인근 영모정에서 출발해 원덕현마을에 이르는 10.2km가 1코스 ‘고개 넘어 백운길’(약 3시간 30분), 영모정에서 신광재를 거쳐 신전마을로 가는 19.48km가 1-1코스 ‘신광재 가는 길’(약 7시간)이다.

2코스 ‘내동산 도는 길’(4시간 30분)은 원덕현마을에서 중평마을로 가는 11.75km다. 마지막 3코스 ‘섬진강 물길’(약 5시간 40분)은 중평마을에서 반용마을을 지나 오암마을에 이르는 16.94km다.

마실길을 걷는 사람들은 1번 코스를 최고로 꼽는다. 8개의 마을을 지나는 이 길 위에서 세운지 140년이 넘는 영모정에 올라 그 아래 미재천 계곡을 바라보는 풍류를 꼭 즐겨보라 권한다.

영모정은 미계 신의련의 효행을 기리고자 1869년(고종 6년)에 세운 독특한 형식의 정자이다. 영모정을 감싸고 있는 숲은 2008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은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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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억새 춤추는 백두대간, 장수 장안산

장수군의 장수읍 덕산리와 계남면의 장안리, 번암면 지지리에 걸쳐 뻗어있는 장안산은 우리나라 8대 종산이자 백두대간이 지나는 호남 최고봉(1,237m)이다.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는 모두 6개. 그중 가장 무난하다는 1코스가 사람들이 많은 찾는 길이다. 1코스의 시작점인 무룡고개 주차장에 자동차를 세우고 고갯길 방향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트레일 시작점이 보인다.

정상까지는 3.2km, 부지런히 올라가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작은 오솔길과 몇 개의 계단, 사람 키만큼 웃자란 조릿대 숲과 가을로 물든 울창한 활엽수림이 번갈아 나타나는 통에 산행은 지루하지 않다. 몸이 가벼운 초등학생 어린이들도 누구의 도움 없이 잘 오를 수 있다.

두 개의 옹달샘을 지나 500m 정도만 더 오르면 8부 능선의 전망 데크가 나오는데, 깊은 가을이면 산 아래를 향해 광활한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작은 바람에도 크게 일렁이는 이 곳의 억새들은 한 눈에 담기 힘들만큼 너르고 너르다.

보숭보숭한 흰 털 뭉치를 달고 바람이 불 때마다 크게 일렁이며 반짝이는 억새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홀리기 충분하다.

억새에서 시야를 조금 멀리 두면 억새밭 너머 이 땅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 줄기들이 정맥처럼 뻗어나간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이는 마치 기골이 장대한 힘센 청년과 마주한 느낌으로, 지금 시대의 이 땅이 참으로 강건해 보여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일 법하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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