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매각 본입찰에는 키움증권·키움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뱅커스트릿, 무궁화신탁 등 3곳이 참여했다.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지난 2월 예비입찰 이후 인수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해 한 달여 간 실사를 진행했다. 매각가는 1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우리금융지주는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본입찰에서는 빠졌다.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우리금융지주의 불참으로 키움증권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매각자인 DGB금융지주는 인수 후보들의 조건을 검토해 다음 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은 지난해 11월 DGB금융지주가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의 자회사다. 하이투자증권은 하이자산운용과 하이투자선물의 지분을 각각 94.42%, 65.22%를 보유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조선·부동산 등 대체투자에 강점이 있는 하이자산운용을 인수해 대체투자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복안을 짜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의 자산운용규모(AUM)는 약 11조원으로 업계 23위 수준이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932억원으로 1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5% 줄어든 2890억원에 그쳤다. 시장 조정으로 운용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했고 시장 거래대금 감소로 수익이 감소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시황 의존적인 브로커리지 비중을 낮추고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하이투자선물 인수 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KEB하나은행, SK텔레콤, 세븐일레븐, 롯데멤버스, 메가존클라우드 등 30여 개사가 주요 주주로 구성된 키움뱅크(가칭)를 꾸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접수를 마쳤다.
키움뱅크는 고객과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자가 자유롭게 참여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오픈 금융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기반으로 기술력과 아이디어는 충분하나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 기업에게 기술금융 노하우를 공유하고 투자유치 중개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성장단계별로 사업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5년 1차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당시 가장 먼저 진출을 선언했지만, 지분율 규제로 신청을 포기한 바 있다. 지난 1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시행됨에 따라 산업자본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온라인 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시 고객 유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가 기존의 브로커리지 또는 금융상품 판매로 업셀링(up-selling)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향후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사업 진출에 대비해 대중적인 인지도 확보도 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1월 프로야구단 키움히어로즈와 메인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로서 명명권(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를 행사하게 된다. 메인 스폰서십 금액은 총 500억원(연간 100억원) 규모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투자협회가 발족한 ‘자본시장혁신과제 테스크포스(TF)’에도 참여해 대체거래소(ATS)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TF는 지난 2015년 대체거래소 출자를 검토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로 구성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