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26일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리는 필리프 레오폴 루이 마리 벨기에 국왕 환영만찬에 전경련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다. 허 회장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도 참석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GS그룹의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청와대 공식행사에 전경련을 대변해 참석하는 것은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현 정부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아왔다. 대통령의 해외순방 경제사절단과 청와대 초청 행사는 물론 정치권에서 열리는 경제단체장 간담회 등에도 초대받지 못했고, 재계의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도 대부분 대한상공회의소로 이관됐다. 때문에 전경련으로서는 이번 만찬 초청이 정부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허 회장은 4연임 취임한 이후 굵직한 대외 경제외교에 나서며 청와대와 거리좁히기에 힘쓰고 있다. 허 회장은 4연임 직후 첫 행보로 지난 5일 미 의회에 롭 포트만 상원의원이 발의한 '무역안보법 2019(안)'을 지지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해당 서신은 트럼프 정부가 추진중인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해 한국산 자동차의 고율 관세 적용을 막기 위한 조치다. 정부에서도 허 회장의 지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허 회장은 14일부터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B20 서밋’에 참석했다. 한·일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번 초청이 27일 전경련이 개최하는 한·벨기에 비즈니스 포럼과 연계돼 추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 패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청와대로서는 벨기에 국왕이 참석하는 행사를 주최하는 경제단체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비즈니스 포럼이 있는 상황을 고려한 일회성 초청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주석 기자 jspar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