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또한 아무 준비 없이 시작한다면 오히려 편안한 노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주택 임대 사업을 시작하려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할까.
8할이 입지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이면 누구나 한 번쯤 주택 임대를 떠올린다. 노후 불안을 덜고 현금흐름 확보를 위한 손쉬운 방편으로 주택 임대를 생각하는 것이다. 집은 삶의 안식처로 항상 거주하는 공간이니 누구에게나 친숙하다.
이러다 보니 전문 지식이 없어도 노후 대비로 주택 임대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시장에서 ‘일주 이토 삼상(一住 二土 三商)’이라는 말이 있다. 손쉬운 투자 방법이 주택, 토지, 상가 순이라는 얘기다.
주택 임대의 성공은 좋은 입지를 고르는 안목에서 출발한다. 아파트에 비해 임대료가 싼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가장 큰 수요층은 젊은 층이다. 아직은 자산 축적이 많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른 출근과 늦은 귀가로 바삐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역세권으로, 대학가, 오피스 밀집 지역이나 산업 단지를 끼고 있는 역세권이면 금상첨화다. 역세권에서는 수요가 많은 만큼 임대료나 매매 가격이 안정적이고 공실(빈방) 부담이 덜하다.
일반적으로 역세권은 역으로부터 반경 500m(도보 7분) 거리 이내다. 매입할 때는 인터넷 지도로만 볼 게 아니라 다리품을 팔아 직접 거리를 재본다. 비표준화된 부동산을 싸게 사는 방법으로 다리품만 한 게 없다.
상품의 경쟁력, 요모조모 따져라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땅은 나중에 신축할 때를 대비해 정방형(정사각형)이나 장방형(직사각형)을 고르는 게 좋다. 반듯한 토지는 도로와 맞물려 있으면 차량 진입이 수월할 뿐만 아니라, 신축 때 용적률 확보도 쉽다.
요즘은 다가구·다세대 주택 세입자도 주차가 가능한 곳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진입로가 4m 이상 되는 곳을 골라야 차량 진입이 수월하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주택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상 3~5층 건물로 외관상 거의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앱 ‘스마트국토정보’를 내려 받아 건물을 구분한 뒤 매입 여부를 결정한다.
자금력이 된다면 다가구 주택보다는 다세대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낫다. 단독 주택에 속하는 다가구 주택은 대체로 지상 3층(필로티 제외)을 짓지만 공동 주택인 다세대 주택은 한 층 더 높은 4층을 짓는다.
층수를 올리는 만큼 임대 면적이 늘어나 수익도 많아진다. 주차 공간을 감안하면 다세대 주택 대지는 최소 50평(약 165m²), 주차와 엘리베이터 공간을 고려하면 최소 70평(약 230m²)은 되어야 한다.
다만 다가구 주택은 대지 30평(약 99m²) 이하라도 협소 주택으로 지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임대 수익률은 연 4% 이상이면 무난하지만 세입자가 많은 풀옵션 중심의 원룸 주택은 관리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5% 이상 되는 곳을 골라야 한다.
그렇다면 빌라나 오피스텔은 어떨까. 소액 투자자가 아파트 대안으로 고려하는 것이 오피스텔이나 빌라(연립 주택)다. 주택 시장의 마이너 리그 성격이 강하다. 문제는 단기간 공급이 너무 많다는 것.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가 저렴한 주거 공간을 찾다 보니 업체들이 대거 공급에 나선 결과다. 빠른 공급이 가능한 오피스텔과 빌라는 음식으로 치면 정식보다는 패스트푸드다. 따라서 공급 쇼크의 영향권에 들지 않는 인기 지역으로 압축하는 게 좋다.
스스로 답안지를 만들어라
주택 임대도 각자 맞춤형 정답을 찾는 게 중요하다. 서울로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듯이 부동산으로 월세를 받는 방법 역시 다양하다.
과연 어떤 부동산을 사야 나에게 맞는 노후 재설계 방안이 될까. 상상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단계로 들어가면 답안 찾기는 녹록지 않다. 부동산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고 자신이 처한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1년간은 부동산 현장을 직접 조사하면서 살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현장을 다닐 때 가슴이 떨릴 정도로 ‘필’이 오는 곳을 골라야 후회하지 않는다. 충분히 조사한 뒤 자신에게 주는 답안지를 만드는 게 좋을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019년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