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030년까지 ‘1억 자사주 소각' 플랜도 꾸준히 실행 중이다. 단기 목표치로 제시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에도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증권업계 밸류업 '공시 1호'인 키움증권도 자사주 소각에 동참하고, 지난해 ROE 중기 목표도 선제적으로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TSR을 구성하는 한 축인 주가상승률 측면에서 선방하면서, 다른 축에서 꾸준한 고(高)배당도 이어가는 균형적인 모습이 부각됐다.
주주환원 대신에 성장 전략에 무게를 둔 증권사도 있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의 한국투자증권은 신(新)사업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증가세로 주가상승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어 누적 TSR은 대신증권(216.77%), 삼성증권(205.80%), 키움증권(201.82%), NH투자증권(139.50%) 순으로 나타났다. 2025년만 보면 상반기까지 키움증권(97.07%)의 TSR이 가장 앞섰다.
상장 증권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비상장 종투사의 경우, 모기업인 금융지주사의 TSR로 대신했다. 5년 누적 기준 메리츠금융지주(1051.23%), KB금융지주(260.68%), 하나금융지주(237.54%), 한국금융지주(186.17%), 신한금융지주(131.87%) 순이었다.
TSR은 주가상승률과 배당수익률의 합으로, 주식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을 의미한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2025년은 상반기까지 주가상승률 수치만 반영됐다. 배당은 직전년도 이익 기반이고, 직전년도 말까지 보유해야 받는 것을 전제했다.
연도 별 추이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의 TSR은 2021~2022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23년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2024년에 한 자릿수에 그쳤던 TSR은 2025년 들어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세 자릿수로 껑충 뛰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24년 8월 공시한 밸류업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KIND)의 밸류업 현황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2024~2026년 내 ROE 10% 이상이라는 단기 목표를 제시했고, 2024년에 7.9%, 2025년 1분기에 8.5%의 ROE를 각각 기록하며 목표에 근접 중이다.
주주환원성향 35% 이상 목표의 경우, 2024년에 배당과 자사주소각으로 40%를 이행하면서 첫 연도에 초과 달성했다.
글로벌 세전이익은 2024년 1,661억 원, 2025년 1분기 1,196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중장기(2027~2030년) 목표로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 원 이상’을 제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쉐어칸 인수를 필두로 12조원 규모 자기자본의 40%가량을 해외사업에 배분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까지 발행주식 1억 주 이상을 소각하는 계획도 이행 중이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기로 했다. 2024년에 최종목표 대비 28%를 이행했다. 연평균 소각 필요 수량(1,430만 주) 대비해서는 192%를 달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이 향후 최종적으로 1억주를 소각하면, 최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실질 유통주식수가 3억1000만 주로 기존보다 24%나 감소한다.
고공행진 주가에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주 시가총액 1위(2025년 7월 8일 기준 11조8055억 원)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올해 초만 해도 8000원대 수준이었는데, 현재 2만원 대를 넘겼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을 웃돌고 있다.
반면, PBR은 0.58배로, ROE 대비 시장 밸류에이션 저(低)평가가 지속됐다. 키움증권은 현재 퇴직연금 사업, 초대형IB 단기금융업(발행어음) 등 신사업 추진으로 다각화를 모색 중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12월 '지속가능한 ROE 12% 확보 및 예측가능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PBR 1배 달성'을 목표로 밸류업 공시를 했다. 기본배당 500원 외에 사업성과에 따른 추가배당을 예고했으며, 2025년에는 500억원(340만 여주)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했다. 배당수익률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6~8%대를 유지하며 업계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모기업인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최근 2025년 5월에 밸류업 공시를 통해 ‘2030년 ROE 15% 이상, 자기자본 15조원 이상’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등 레버리지 한도 소진에 따라 IMA(종합투자계좌) 라이선스 획득을 추진 중이다. 해외투자와 보험사 인수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통한 이익 키우기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10개 종투사 가운데 현재 삼성증권만 유일하게 밸류업 미공시 상태다. 삼성증권은 초대형IB로서 향후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비롯한 IMA 진출까지 고려 중이다. 삼성증권은 앞서 2024년 실적 발표 당시 "IMA를 고려해 자기자본 8조원을 달성한 후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새 정부에서 자사주소각 의무화 추진 등을 내걸면서 신영증권(53.1%, 2025년 3월 말 기준), 부국증권(42.7%), 대신증권(23.1%) 등 발행주식 수 대비 자사주 비율이 높은 증권주에 투심이 몰렸다.
궁극적으로 우호적인 경기 상황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상승으로 인한 거래 증가는 증권사의 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증시 랠리가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과 그에 따른 선순환은 결국 경기가 좌우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랠리는 경기 확장 국면 진입과 동시에 이뤄질 것이다"며 "주주가치 극대화는 결국 기업이익 증가가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연초부터 주가 가속페달을 밟은 미래에셋 등 주요 대형 증권사들은 PBR이 이제 1을 웃도는 상황으로, 저평가가 일부 해소됐고 추가 주가상승 여력이 감소했다는 점도 살필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밸류업은 자본배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무조건적으로 주주환원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내부투자와 주주환원 가운데 기업에 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유리한 쪽으로 결정하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업종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 증가가 점차 제한돼 가는 증권업 상황에서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에만 집중한다면, 신규투자 감소, 비용 통제에 더 많이 집중돼 장기 성장성 훼손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주주환원을 위한 재원 활용에 적절한 안분 및 시장 참여자들의 배려도 함께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