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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빛과 그림자②] 고용보험 의무화, 실효성 놓고 '갑론을박'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8-10-22 17:16

찬성 “보험설계사 인권 유린 막아야” vs 반대 “고용불안 초래할 것"

△보험연구원이 실시한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 자료=보험연구원

△보험연구원이 실시한 '보험설계사 고용보험 의무화'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 자료=보험연구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최근에는 온라인, TM 등 판매 채널이 늘어나면서 보험사의 영업 루트 다양성도 중요한 실적 상승 요인으로 꼽히고는 있지만, 여전히 보험사들의 판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보험설계사들과 GA를 비롯한 대면채널이다. 하지만 그만큼 대면채널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민원과 잡음을 내며 보험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지적되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불완전판매부터 설계사 고용보험 논란에 이르기까지, 보험설계 현장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등을 비롯한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 방침을 밝혔다.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던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직들이 보다 나은 처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러나 정작 보험설계사들 사이에서도 고용보험 의무화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고용보험 의무화를 찬성하는 쪽은 “‘특수고용직’이라는 굴레에 묶여 노동3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보험설계사들에게 최소한의 방어막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보내고 있다.

반면 고용보험 의무화를 반대하는 쪽은 “안 그래도 영업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보험사들에 고용보험 의무가입 비용까지 가중되면, 보험사들은 어쩔 수 없이 저능률 설계사들을 감축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정부가 추구하는 ‘고용 안정’이라는 취지와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고용보험 의무화를 놓고 사무금융노조, 보험연구원 등 여러 기관에서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나, 사무금융노조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는 74%의 응답자들이 찬성의견을 보인 반면, 보험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16.5%만이 찬성 의견을 보여 전혀 다른 결과를 나타냈다. 이를 두고 ‘사실상 조사 표본이 달라 신뢰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 찬성 측 “실적 강요, 책임 전가...보험설계사 인권 유린 심각”

보험설계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노동3권이나 4대 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 일부 회사에서는 이를 이용해 설계사들에게 실적을 강요하거나,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등 악·폐습을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대형 생명보험사 전속설계사였던 L씨는 “지점장이 처음에는 지인계약 없이 회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리쿠르팅을 해놓고, 정작 나중에는 지인계약을 강요했다”고 토로하며, “리쿠르팅 과정에서 듣기 좋은 말만 해주고, 나중에 제대로 교육도 해주지 않고 설계사들을 소모품처럼 다루는 경우가 파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총은 이러한 폐단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일 대구, 호남, 충청권의 손해보험, 생명보험, 화재보험, 종합자산관리 등 5개 사업장 소속 보험설계사들의 노동조합인 한국노총 전국생활금융산업노동조합(생활금융노조)을 출범시켰다.

생활금융노조 측은 "특수고용직이라는 기형적인 틀에 묶여 노동 3권을 행사하지 못한 과거의 모든 굴레를 벗고 전국 각지에서 각자의 일에 헌신하는 60만 보험, 생활금융인들에게 희망을 제시하고자 노동조합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 반대 측 “저능률 설계사, 오히려 갈 곳 잃을 것...‘고용안정’ 취지 무색”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고용보험이 의무화되면 보험업계는 연간 435억 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혹은 아예 보험사들이 대면채널의 규모를 줄이고 비대면 채널에 집중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조건도 문제가 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비자발적 이직자’와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 감소로 인한 이직자’로, ‘이직 이전 24개월 동안 1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다.

특수고용직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보험설계사의 경우, 13개월 이상 정착률이 40.2%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설계사들은 개인 실적에 따라 소득 수준이 천차만별로 바뀌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이곳저곳 GA를 전전하기도 한다. 따라서 고용부가 내건 조건대로 실업급여를 지급하자면 실제로 제대로 된 혜택을 받게 될 설계사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대형 손해보험사 소속 설계사 P씨는 “1인당 비용이 올라가면 머릿수를 줄이는 게 당연한데, 그렇게 되면 회사에서 설계사들을 쳐낼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해주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정부가 현장의 소리를 수용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느 부분을 수용한 건지, 업권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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