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가상화폐를 넘어 신뢰의 탈중앙화를 선언하며 금융뿐 아니라 거버넌스, 스마트 계약 등 전 산업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놓치긴 아쉽고, 다가서기엔 어려운 블록체인 투자방법을 알아본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의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이 최근 가상화폐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예측했다. 토큰 개발 조직의 성장으로 가상화폐 수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암스트롱은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와의 최근 인터뷰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가상화폐 생태계에 속한 사람들의 수가 4,000만명에서 10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모든 오픈소스 프로젝트와 펀드 등 새로운 유형의 분산된 조직과 애플리케이션은 모두 자체 토큰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에 대해 인터넷의 자연스러운 진화로 해석하고, 이를 통해 가상화폐가 주류로 성장해 글로벌 경제에 활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현재 이러한 블록체인을 어떻게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 현상, 블록체인 2.0>의 역자이자 한국거래소 글로벌IT사업단원인 유현재 금융전문가는 우선 블록체인에 대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테크족이 투기가 아닌 투자로서 블록체인에 접근하기 위해서 말이다.
블록체인을 재테크 측면에서 이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테마주 투자이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국내 블록체인 테마주로는 삼성SDS 등 대장주와 파수닷컴, 한컴시큐어, 한글과컴퓨터, 한국전자인증 등이 있다.
이 외에 정원엔시스, 케이엘넷 등 블록체인 관련주들이 가상화폐 규제 이슈에도 꿈틀꿈틀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사명에 블록체인을 넣은 기업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4차산업기술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핵심기술로 블록체인이 부각되면서 이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지난 4월 3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글로벌4차밸류체인(주식)’을 선보였다.
이 펀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성장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해외주식형펀드다. 미국의 IT 업종이 주된 투자대상으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보다 IT대표 기업들에 투자한다.
그로쓰힐자산운용도 ‘그로쓰힐뉴패러다임사모전문투자펀드’를 내놨다. 이 펀드는 블록체인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관련 사업체에 투자한 기업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예정으로, 블록체인 컨설팅과 시스템을 만드는 IBM, 인텔이나 카카오, 삼성SDS 그리고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가상화폐 리플 지분 10%를 보유한 SBI 홀딩스 등을 편입한다.
또 뉴욕증시에 상장한 ETF인 Amplify Transformational Data Sharing(코드명 BLOK)를 50% 편입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상장한 BLOK는 블록체인 관련 종목인 TSMC, 오버스톡닷컴, 디지털개러지, SBI홀딩스 등에 투자한다.
이들 펀드 모두 가상통화, 가상통화거래소, 채굴기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4차 산업 관련 펀드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펀드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차 산업 관련 기업들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만큼 시중 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아직 초기단계다 보니 실생활과 산업에 상용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ETF 등 금융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에 특화된 기업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IT 업종 ETF와 금융 업종 ETF를 섞어 놓은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블록체인산업이 성장하고 관련 기업들이 늘어날수록 기존 IT, 금융 ETF와 다른 블록체인 ETF만의 특징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