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KB금융그룹은 지난달 'KB금융지주 인력 교류 공모'를 접수받고, 인력 재배치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그룹 및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직 희망하는 계열사가 있다면 신청하라"는 공모를 냈다. 가령 국민은행 소속이지만 평소 증권 업무를 하고 싶어한 직원은 전직 희망 계열사를 KB증권으로 기재해 지주에 신청했다.
계열사 간의 직원 교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제시한 아이디어다.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앞으로 KB는 금융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섭(統攝)형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윤 회장이 제시한 그룹의 인재상은 일종의 4차 산업형 인재다. 한 가지 업무만 할 수 있는 직원이 아닌 융합형 인재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계열사 간 교류 확대로 여러 계열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유능한 직원이 KB의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며 "진취적인 도전정신을 지닌 바로 이들이 그룹을 이끌어 나갈 핵심 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달 임원인사를 통해서도 계열사 간 수평이동을 선뵀다. '원(One) KB' 운영체계를 공고화하기 위해서다.
김기헌 IT 총괄 부사장(CITO)이 IT자회사인 KDS 대표이사를 겸직, 박영태 데이터 총괄 전무(CDO)가 은행·카드 데이터분석 담당 임원을 겸직, 지주에 신설된 자본시장부문은 KB증권 세일즈&트레이딩(S&T) 담당 윤경은 대표가 부문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KB금융지주 일선 임원은 "기본적으로 KB금융의 임원은 두 가지 이상 업무를 도맡는 것을 기본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직원도 두 가지 이상의 업무를 이해하는 직원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원 전직 인사에는 일부 잡음이 있을 수 있다. 한 계열사에서 다른 계열사로 직원이 옮겨가는 경우 보직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희망 계열사를 기재하도록 신청은 받았지만, 그 계열사의 어느 부서로 이동하고 싶은지까지는 신청받지 않았다.
KB금융 관계자는 "부서까지 전직 희망자가 선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며 "희망자의 역량 등을 지주에서 평가하고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계열사 간 업무 성격이 확연히 다른 경우 실제 이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지주 임원은 "카드와 은행은 업무가 유사한 편인데, 보험이랑 은행은 상극이다. 증권, 은행은 직원들 간의 기질 차이가 좀 있다."고 말했다.
직원 인사는 빠르면 이달 12일, 늦으면 그 다음주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아직 인사이동이 끝난 게 아니어서 전직 인원 규모를 파악하긴 어렵다"며 "인사 발표 후엔 이달 말부터 계열사 전직이 실제 적용된다"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