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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생명, 경쟁력 강화 프로젝트 시동

김민경 기자

aromomo@

기사입력 : 2017-03-13 01:26

KB금융 ‘보험통’거물 사외이사영입
장기적 M&A 통한 몸집불리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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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위치한 KB생명 사옥.

▲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위치한 KB생명 사옥.

[한국금융신문 김민경 기자] 올해 KB금융지주가 메트라이프생명 전 회장이자 ‘보험통’으로 알려진 스튜어트 솔로몬을 사외 이사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KB금융이 비은행권, 특히 그룹 내 입지가 좁은 KB생명보험사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장기화된 저금리와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로 침체된 생보업계에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다.

최근 몇 년간 금융사들은 비은행 강화에 심혈을 쏟았다.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며 은행의 수익성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도 손해보험업과 증권 등을 적극 키워오며 몸집을 불려왔다. 올해는 ‘KB생명 차례‘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손보·증권 확장하며 몸집 불려온 KB금융

KB금융은 2008년 국민은행을 안고 공식 출범했다. 2009년에는 KB생명보험이 마포지점을 개점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첫 번째 영업점의 리본을 끊었다. 2014년에는 국내 2위권 손해보험사인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해 말 금융위원회로부터 편입 승인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5년 KB손해보험이 KB금융그룹의 열두번째 계열사로 공식 출범하면서 손보업계 ‘거물’로 떠올랐다.

또한 자산 5조원대 대형 증권사인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승리해 그룹 내 계열사 판도를 바꿨다. 이전에는 규모와 순익기여도 측면에서 ‘은행, KB카드, KB투자증권’ 순이었지만 최근엔 ‘은행, KB증권, KB손보, KB카드, KB생명’ 순으로 재편됐다.

2014년 KB캐피탈을 KB금융그룹 열한번째 계열사로 공식 출범한 이후 2015년 KB손해보험, 2017년 통합 KB증권 등을 연이어 개범해 비은행 계열사의 몸집을 불려왔다.

비은행 계열사의 잇따른 인수합병을 통해 KB금융지주는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2조1400억여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LIG손해보험에 이어 현대증권까지 인수하며 그룹 총 자산도 375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2015년 25%에 불과했던 비은행 계열사 수수료 수익 비중도 32%로 증가했다.

이로써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은 전체의 55%(1조179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추정치에 따르면 KB금융의 이익부문에서 비은행 기여도는 2016년 31%에서 올해 37%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는 “KB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6.5%로 감안할 경우 2017년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38%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보험통 사외이사 영입…스튜어트 솔로몬 전 회장

이같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해온 KB금융은 최근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B. Solomon) 전 메트라이프 생명보험 회장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동안 생명보험계열사인 KB생명이 그룹 내 영향력이나 업계 내 위상이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생명보험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스튜어트 솔로몬 전 회장은 보험업계 전문경영인출신인데다 외국인이면서 금융업계의 대표 ‘지한파’로 통하는 인물. 뉴욕 시라큐스 대학에서 생리학을 전공하고 의대 진학을 준비중이던 지난 1971년 평화봉사단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솔로몬 전 회장은 2년여간 전국 방방곡곡의 보건소를 다니며 봉사활동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솔로몬 전 회장은 외환은행 뉴욕지점에서 16년간 근무했고 1995년 메트라이프생명의 전신인 코오롱메트생명에 입사해 2011년 1월 퇴임을 마쳤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코오롱그룹 지분을 모두 사들여 사명을 한국메트라이프생명으로 바꾼 이후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01년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2009년 회장직에 올랐다. 솔로몬 전 회장은 유창한 한국어 실력과 더불어 한국문화에 대한 애정도 상당하다. 콩비지와 된장찌개 등 한국 음식을 즐겨 먹기도 한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솔로몬 전 회장에 대해 “한국과 연이 깊은 인물”이라며 “새로 보험사에 힘을 쏟는 경영전략과 외국인 주주가 많은 KB금융으로서는 제격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지주는 스튜어트 솔로몬 전 회장을 이사로 선임하면서 외국 투자자들에 민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았다. KB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이 63% 가량으로 높은 편이다. 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들이 KB금융지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미지나 평판 등 소통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KB생명, 날개달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KB금융의 이같은 선택이 그룹 내 계열사 중에서도 입지가 좁은 KB생명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라고 내다봤다. 손보업계 4위 규모인 KB손해보험과 달리 KB생명은 생보업계 내 자산순위가 25개사 중 17위로 하위권에 속하기 때문. KB생명의 총 자산은 8조8874억원으로 그룹 내 차지하는 총자산 비중은 2%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 계열사와의 총 자산 규모에서도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307조)의 2.6% 수준이며, KB손해보험(24조)과도 큰 격차가 있다. 같은 은행계 생보사인 신한생명이 신한금융지주에서 차지하는 총자산 비중이 5%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룹 내 입지가 좁은 편이다.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0.6% 가량으로 미미하지만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생명은 2014년 65억원, 2015년 106억원, 2016년 127억원으로 생보업계의 장기화된 불황에도 불구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KB생명에 대해 M&A등 추가적인 방법으로 업계 내 위상을 높이는 시도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KB금융지주가 사외이사로 생명보험 전문가를 추천했다는 점이 주목된다”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시 자본 확충이 어려운 보험사들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든 부문에서 1등 계열사를 지향하는 KB금융의 그간의 행보를 보면 생보사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금융지주 선두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신한생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자산 27조4998억원으로 업계 7위를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 1506억원 가량으로 신한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의 5.43%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가 증권과 손해보험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신한금융지주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힌 만큼 생명보험업을 끌어올리는 것이 ‘역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KB금융지주 측은 이러한 예상에 대해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은행에 따른 이자이익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비이자 강화 측면에서 영입한 것”이라며 “보험이나 증권 등을 강화해 다양한 금융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단순히 ‘생보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통해 ‘생명보험사 강화’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

실제로 비이자 수익 강화는 전 금융권의 ‘핵심 과제’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이자 수익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 KB금융지주는 스튜어트 솔로몬 전 회장이 보험업에 정통한 것과 더불어 이러한 비이자 부문에 강점에 있다고 판단,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날로 어려워지는 생보업계 전망도 KB생명의 앞날을 점치기 어려운 이유다.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는 “IFRS17이 정책적으로 도입된 후 업계 상황을 보고 M&A를 추진할지 말지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섣부르게 인수합병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KDB생명, ING생명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온도차가 극명해 매각에 실패한 바 있다. 알리안츠생명, 동양생명, PCA생명 등은 시장 예상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

단 KB생명 확장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장고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계열사들은 상위권에 랭크돼있는데 생명보험업만 규모가 작다는 것은 그룹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기 때문.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KB생명을 키우려는 욕구는 있을테지만 보험업 특성상 단기간에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KB손해보험의 경우처럼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을 인수합병하는 방법이 KB생명이 가지고 있는 선택지 중 가장 손쉬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손보업계와 비교해 규모가 큰 시장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난 3년여간 KB금융지주는 캐피탈, 손보,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을 차례로 키워왔다”며 “생보업계에 눈을 돌릴 차례“라고 진단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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