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금전신탁 상품으로는 주가연계신탁(ELT)·채권형·수시입출금식(MMT)·정기예금형·퇴직연금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수탁고를 상품별로 나눴을 때(퇴직연금신탁 제외) 2016년 3월 말 기준 CP 등 채권형 비중이 31.7%로 가장 크다. 정기예금형(27.9%), MMT(21.4%), 파생상품(12.8%), 기타(자사주, 주식, 외화증권 등,6.2%) 순이었다.
IBK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12월 말 기준 증권사 특정금전신탁의 채권형은 대부분 기업어음(CP)에 투자·운용되는데, 공모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이 급증했다. ABCP는 유가증권·대출채권 및 기타 금전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 어음(CP)이다. 이는 신용보강을 통해 발행되기에 일반 CP보다 안전하다.
김상유 IBK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실제 ABCP 투자 비중은 2013년 53.2%에서 지난해 87.2%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증권사 특정금전신탁이 증가한 원인으로 '위안화예금 ABCP' 상품 판매가 급증한 것을 꼽았다. 증권사들이 중국계 은행의 국내 및 해외 지점을 통해 위안화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이를 담보로 ABCP를 발행한다는 것이다.
'위안화예금 ABCP' 수익률은 국내은행 예금금리보다 0.5%p 이상 높은데다가 기초자산의 안전성까지 뒷받침된다. 또 환헤지로 환율 변동위험을 없앨 수 있다. 단기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요소다.
이 같은 장점을 둔 특정금전신탁을 증권사는 놓치지 않았다. 증권사들은 은행과 달리 시중 자금 단기화, 투자자의 안전자산 선호 경향 등의 니즈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특정금전신탁 시장의 붐을 주도해 나갔다.
기초자산은 과거 PF 대출채권에서 중국 상업은행 정기예금으로, 최근에는 중동 은행 달러화 예금 등으로 시장상황은 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런 변화 과정을 통해 틈새를 노린 것. 또 증권사들은 신탁을 활용한 구조화 상품의 새로운 기초자산 발굴에 힘썼다.
그 결과 증권사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에 나설 수 있었고 이는 고스란히 신탁업의 점유율에 반영됐다. 2016년 3월 말 퇴직연금 86조원을 제외한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규모는 241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증권사가 %(조원)를 차지했다. 은행이 %(조원), 보험사가 %(조원)로 뒤를 이었다.
김진희 기자 jinny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