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 신용평가는 12일 "조선사의 높은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고, 수주 및 수주잔액 급감으로 자금 부담이 불가피하다"며 "정기평가 과정에서 조선업 전반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요 조선사의 1분기 잠정실적을 보면 전반적인 수익성 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수주잔고로 보유 중인 해양프로젝트들의 높은 예정원가율과 인도 관련 불확실성은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수주 급감에 따른 수주잔고 감소 추세, 후판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 등을 감안하면 조선사 영업실적이 아직 회복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상선 및 해양플랜트 부문의 불리한 발주환경이 지속되면서 빅 3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합산기준 수주잔고(진행기준) 규모는 2016년 3월 말 71조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2014년 말에는 96조원, 2015년 말에는 84조원 규모였다.
국내 조선업계의 자금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해양시추설비 인도 지연에 따른 미청구공사 부담 지속, 신규수주 급감으로 인한 선수금 감소, 손실발생 프로젝트 제작 진행에 따른 부족자금 발생 등이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도 문제다. 2017년 중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현대중공업 6800억원, 삼성중공업 6000억원, 대우조선해양 9400억원 등으로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
조선사는 그동안 구조조정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신용등급이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은 2014년 'AA-'에서 올해 'BB+'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무보증 회사채는 'AA+'에서 'A+'로 떨어졌고, 삼성중공업 무보증 회사채는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오승호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6실장은 “조선사별 자구계획의 구체적인 내용과 원활한 이행 여부 등을 중단기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추가할 것”이라며, “자구계획이 조선사 사업경쟁력 및 재무여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지난 9일 "2016년 상반기 조선사 정기평가에서 영업과 재무적 고려요인의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조선사 신용등급에 대해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