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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증권사 ‘중기특화’ 목숨 건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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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3-28 00:46 최종수정 : 2016-03-28 08:26

29일 2차 PT서 주무기로 결전
크라우드 펀딩 등 4색병기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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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 증권사 ‘중기특화’ 목숨 건다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중소기업특화 금융투자회사 선정을 위한 결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위원회는 중기특화 증권사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들의 1차 서류평가에 이어 오는 29일 2차 PT평가를 실시한다. 1차 서류평가가 정량평가에 치중했던 반면, 2차는 정성평가로 당락에 있어 80%에 해당하는 만큼 금융투자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되면 증권담보 대출 우대금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운용사 선정 우대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기특화 증권사 입찰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KTB투자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BN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으로 총 13곳이다. 그러나 이들 중 5개의 증권사만이 중기특화 금투사의 자격을 얻게 되므로 각 증권사들은 저마다의 장점을 내세워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실적에 주력하라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을 도와주기 위한 제도라는 점에서 중기특화 증권사의 역할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정은보닫기정은보광고보고 기사보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중기특화 금투사 제도 관련 설명회에서 개별증권사의 크라우드 펀딩 주선 실적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증권은 지난 16일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을 중개하는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 등록을 마쳤다. 증권사가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자격증을 받은 것은 올해 1월 25일 크라우드 펀딩 제도가 시행되고 나서 처음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7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위크라우드’ 서비스 개시와 함께 5개 스타트업 투자 유치에 나섰다. 이 중 중소 전기자전거 업체 하이코어가 목표액인 1억원 조달에 성공, 국내 증권사가 중개한 크라우드 펀딩 가운데 처음으로 모금에 성공했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목적으로 설립된 IBK투자증권도 영화 '인천상륙작전' 투자 유치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보안솔루션 등 신성장산업 분야 기업의 자금 모집에 나섰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초기기업의 자금지원을 시작으로 코넥스 상장까지 이어지는 중소기업 금융지원 프로세스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부증권은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인 신화웰스펀딩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 오는 4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다른 중개업체 인크와는 '가치플러스' 캠페인을 통해 중소기업 금융시장과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형태의 제휴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해외 네트워크를 제공하라

자금력이 약한 중소·벤처기업에게 해외진출의 창구는 좁을 수밖에 없다. 유안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기존에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또는 해외 투자유치를 지원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웠다.

유안타증권은 대만계 유안타금융그룹이 동양증권을 인수해 재출범시킨 증권사다. 유안타그룹은 베이징, 상하이 등 범중화권에 네트워크를 형성한 지 20년이 넘었다. 때문에 유안타증권은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후강퉁, 향후 시행될 선강퉁의 마케팅에 타 증권사보다 훨씬 열의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를 바탕으로 중국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과 현지 투자자와의 연결고리 역할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진투자증권은 2010년 일본 아이자와 증권과 업무제휴를 통해 일본주식 중개서비스를 시작으로 아시아권 증권사들과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2014년에는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해외사업에 전략적으로 나섰다. 같은 해 태국 아이라증권, 인도네시아 발부리 증권과, 지난해 8월에는 중국 10대 증권사에 속하는 광대증권과 협약을 맺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월에는 후강퉁 서비스를 오픈했을 뿐만 아니라 추천종목과 리서치 자료도 공유·번역해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대기업 동반성장 전략을 활용하라

대기업 계열사인 증권사들은 모기업의 막강한 자금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기특화 증권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형 모기업과 중소기업의 매칭은 다소 괴리가 있어 보이지만 중기특화 증권사는 이들 그룹의 비전인 ‘동반성장’과 맥을 같이한다.

SK증권의 모회사 SK그룹은 대·중소기업의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SK는 2005년 최태원닫기최태원광고보고 기사보기 회장이 ‘행복동반자 경영’을 선언한 이후 동반성장아카데미, SK동반성장 CEO 세미나, 동반성장펀드, 그룹 동반성장위원회 출범 등 동반성장을 기업문화로 정착시기 위해 노력중이다. SK증권은 모기업의 동반성장 플랫폼을 바탕으로 SK C&C, SK텔레콤 등 계열사의 IT노하우를 활용, 중소기업에 다양한 금융기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HMC투자증권의 모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0일 2380개 협력사와 공정거래협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취지에서다. HMC투자증권은 모기업의 기조를 받아 현대차그룹 주력 산업 협력사와 기존 고객의 밸류체인을 연계해 유망 중소벤처기업 발굴에 나설 수 있다는 강점을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현대중공업 계열사다. 하이투자증권은 모회사의 중소협력업체 기반을 바탕으로 지속성장을 위한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동반성장 PEF를 운용하고 있다. 창업투자회사인 현대기술투자와 신기술금융사인 현대기업금융 등 계열 금융사와 연계해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투자를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IPO 주관 실적에서 우위를 점하라

중소형사 IPO 주관실적을 꾸준히 올려온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KB투자증권이다. 이들은 주로 상장이 안 된 벤처회사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어 협력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지녔다.

키움증권은 2010년 IPO 전담팀을 신설한 이후 중소·벤처기업 발굴에 매진해왔다. 작년에만 코스닥 8건, 코넥스 3건, 스팩 2건 등 총 13건의 IPO실적을 달성했다. 이중 강스템바이오텍과 같이 연구 개발에 투자를 많이 하는 업체 4곳은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에 성공시켰다. 키움증권의 자회사 키움인베스트먼트는 키움증권이 벤처 육성에 힘쓰고 있다는 데 힘을 보태는 것과 동시에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KB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IPO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팀 조직을 본부 조직으로 확대 개편하고, 코넥스 상장·IPO·스팩 업무중심으로 팀을 재편했다. 2015년에는 10개 기업을 코넥스 시장에 상장시켜 업계 1위에 올랐고, 중소기업 대상 IPO와 스팩 합병을 통한 공모금액 규모도 최근 2년간 2275억원에 달한다. KB투자증권은 이 같은 실적과 더불어 KB인베스트먼트와 연계, 벤처 투자 및 Pre-IPO 투자업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밖에 KTB투자증권은 벤처캐피탈인 KTB네트워크와 M&A 전문회사 KTB PE가 가진 30년 이상의 벤처투자·인수합병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2014년 이후 비상장 주식 중개매매 부문에서 총 373건, 약 604억원 규모의 실적이 주무기다. 부산에 본사를 둔 BNK투자증권은 지역중소기업이 수도권 중심의 자본시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는 상황에 착안, 부울경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차별점을 내놓았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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