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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은행 일임형 대응 전전긍긍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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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2-22 00:23 최종수정 : 2016-02-22 08:44

상품 라인업·수수료율 아직 미정
소형 증권사 ISA 판매 철회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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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도입이 한 달 남짓 다가온 가운데 증권업계의 ISA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4일 금융당국이 ISA에 한해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기로 발표, 일임형 ISA 판매로 우위를 점할 것이라 자평했던 증권업계는 ‘은행’이라는 큰 복병을 맞이했다.

이에 증권업계는 “축적된 투자일임업 노하우로 ISA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준비는 미흡하다. 은행의 일임형 ISA 공세에 ISA 시장 진입을 철회하겠다는 증권사들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우선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 허용에 대해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한국형 ISA의 최대 시장 규모는 가입 대상자 모두 한도액까지 전액 투자할 경우 연간 409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좌를 생성하면 가입기간 5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의 기대를 모아왔다. 은행의 일임형 ISA 시장 진출로 파이를 나누게 된 증권사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에 일임형 ISA판매를 허용하는 대신 증권사에는 일임형 ISA에 대해서 온라인 가입을 허용하는 비대면계좌개설권을 줬다. 지난 1월 말 기준 은행과 증권사의 전국 지점은 각각 7318개, 1217개로 은행이 6배가량 더 많다. 지점 수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증권사에겐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증권회사 비대면 계좌개설 관련 전산시스템 정비가 정착되는 시점을 감안하면 2분기에나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은 이르면 4월부터 일임형 ISA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은 ISA 출시 날로부터 보름 간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형국이다.

이렇다보니 각 증권사별로 ISA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ISA를 사전 예약할 경우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든지,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걸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다음달 13일 ISA를 사전 예약하는 고객에 연 5%의 RP 매수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사전 가입 신청을 한 고객을 대상으로 연 금리 4% RP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NH투자증권은 상담 예약을 한 후 상담을 완료한 고객, 대신증권은 상담 예약 후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연 3.5%의 RP를 판매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ISA 계좌 상담을 한 투자자에 가입금액 1%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행사를 한다. 삼성증권과 현대증권도 ISA 관련 상담을 한 투자자에 음료 기프티콘을 증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추첨을 통해 이마트 모바일 상품권을, 한국투자증권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고객에게 모바일 상품권(5000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도 ISA를 금융투자업계의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 판단, 21개 증권사와 함께 총 18억원을 들여 홍보동영상을 제작했다. 금투협이 회원사와 공동으로 TV 광고를 제작한 것은 2009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현재 이 광고는 TV와 지하철, 온라인, 모바일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시장 선점 노력과는 별개로 증권사의 ISA 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상품 출시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 계좌에 담을 상품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일임형 상품에 대해서 정기예금을 편입시킨다든지 ISA수수료율을 정한다든지 최종 조율 단계에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은행에 일임형 ISA를 허용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상품 라인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출시 전까지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에 증권사들이 ISA 사전 예약 이벤트를 통해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ISA 가입 사전 예약을 하기 위해 증권사 지점을 찾은 김영희(36·여)씨는 “만능통장이라고 하기에 큰 기대를 안고 왔는데 광고에 비해 실속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전 예약을 하려면 상품에 대한 이해가 필수”라면서 “금융상품 리스트, 수수료 체계 등 하나도 결정 안된 상태에 가입하면 무조건 좋을 거라는 광고에서 신뢰를 잃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아예 ISA 시장 자체에 뛰어들지 않기로 결정한 증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KTB투자증권과 한양증권, 부국증권 등 ISA 판매에 참여하기로 했던 4~5개 증권사는 은행과 차별할 만한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느끼며 시장 진입을 유보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지점이 적은 수의 증권사의 경우 은행의 지점 수에서부터 승산이 없는 게 현실”이라며 “마케팅과 전산작업 등 초기 투입 비용을 고려했을 때 손해 보는 장사”라고 말했다.

은행의 일임형 허용이 바꾼 ISA 시장 판도에 증권업계가 판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증권사가 위험자산인 일임업 전문성에 있어서 차별적인 우위를 지녔다고는 하나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대증권 송상현 부장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게 물론 상당한 내공과 노력이 쌓여야 이뤄질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 차이가 당장 개척할 수 없는 차이는 아니다”라면서 “시간이 지나면 증권사가 지녔던 차별성도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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