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의 2대 주주였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자베즈파트너스는 지난 7일 장 마감 후 보유 중이던 현대증권 지분(2257만7400주)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하기 위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블록딜 매매가 임박한 시점에 현대증권의 공매도 물량은 평소의 20배 가까이 급증한 71만9682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공매도는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이 빌린 주식을 매각한 후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매입해 빌린 물량을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자베즈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블록딜 수요예측에서 통상 블록딜 시 적용하는 할인율 5% 수준을 넘어 12.7% 할인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공매도 세력 중 일부가 사전에 블록딜 정보를 입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블록딜에 앞서 대규모 공매도가 일어난 것과 관련해 당국 차원에서 들여다 볼 여지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블록딜 정보를 사전에 알고 매매 체결 전날 공매도를 했다면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재 블록딜을 주선한 증권사 계좌를 포함해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7일 현대증권 주가는 3.95% 하락 마감했다. 자베즈의 블록딜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인 8일에는 7.19% 추가로 하락했다. 이후 11일과 12일에도 각각 2.58%, 2.08% 하락하며 3일간 총 11.47% 주가가 빠졌다.
한편, 금감원 자본시장조사국은 지난해 12월 한 반도체 업종 상장기업의 블록딜에 앞서 주식을 미리 공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증권사 4~5곳을 조사 중이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