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단속 일변도와 퍼주기 대책은 효과가 적음을 직시하고 시장원리에 맞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의 금리를 대부업 상한금리(34.9%)보다 높여야 한다는 일부 주장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 140만명이 불법사채 먹잇감
지난 9일 한국대부금융협회가 개최한 ‘2015 신년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심지홍 단국대 교수는 “대부업 양성화 이후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 등에도 불법사금융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불법사금융의 시장규모는 현재 8조원, 이용자는 93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불법사채업자는 주로 전단지 및 명함 광고(30%)나 지인 소개(29%)를 통해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횟수는 처음이 56.6%, 두 번이 20.5%이며 세 번 이상 이용자의 절반은 5회 이상 이용자다. 즉, 이용자의 절반 가까이(43.4%)가 불법사채에 한번 손대면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뜻이다.
NICE가 제공한 개인신용등급별 인원분포를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7등급 이하 저신용자는 약 544만명으로 이 가운데 서민금융상품 수혜자 155만명과 대부업 이용자 249만명을 뺀 나머지 140만명이 불법사금융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을 불법업체만 3만~4만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 상담의 97.5%가 미등록 대부업체에서 발생했다.
◇ 금리 후려치기 정책의 산물
이 현상에 대해 심지홍 교수는 잘못된 서민금융 정책이 낳은 결과라고 진단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강요된 대부업 금리인하 정책과 취약계층을 외면하고 있는 정부의 서민금융상품(햇살론 등)이 문제라는 것이다.
심 교수는 “대부 최고금리가 66%였던 기간의 불법사채 월이용자수는 0.18명으로 낮았으나 최고금리가 49%(0.61명), 44%(1.63명), 34.9%(4명)로 낮아지면서 불법사채 이용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불법사금융을 근절하기 위해선 시장과 정부의 역할 분담, 적정한 금리정책, 수요자 중심의 처방 등에서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며 “서민금융 육성으로 시장의 역할을 강화하고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은 시장에서 소외돼 불법사채를 찾는 취약계층을 위한 상품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사각지대의 금융소외자를 위한 정책상품을 공급한다면 상한금리는 대부업 상한금리보다 높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대부시장 수요자가 정책상품 수요자로 바뀌는 도덕적해이 문제를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미등록 업체 제도권으로 끌어와야
대부업체의 등록문턱을 낮추고 금융소외계층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공감을 얻었다. 패널토론회에서 김경미 서울시 민생대책팀장은 “미등록 대부업체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심층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명종 율촌(법무법인) 변호사도 “대부업체 등록기준을 높이면 불법사채에 빠지는 서민들이 많아질 수 있다”며 “소비자와 불법사채업자가 만나는 접점을 줄이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상품 금리상향에 대해선 비현실적이라는 시각이 짙다. 올해 하반기 서민금융진흥원이 설립될 예정이며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다양한 서민금융상품도 ‘햇살론’으로 통합되는 등 서민금융정책이 더 강화되는 추세에 반한다는 것.
또 햇살론 등의 금리를 대부업 상한금리 34.9%보다 높인다면 ‘고금리 장사’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상품을 대부업 상한금리보다 높게 적용한다면 당장 ‘정부가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한다’는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반발이 심할거고 결코 먹히지도 않을 얘기”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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