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업계에 따르면 아프로서비스그룹의 총자산이 지난해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회계연도(2013년 9월말 결산) 2조2000억원에서 1년 3개월 만에 8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총자산 중에서 대부자산은 약 2조5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사인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경우, 작년 5월만 해도 2조5800억원이던 대부자산을 2조500억원 수준까지 줄여다가 연말에 다시 늘렸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2조6000억원에 육박했던 러시앤캐시의 자산이 2조500억원까지 줄어든 적이 있다”며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너무 과하게 줄였다고 판단했는지 연말 프로모션을 통해 다시 늘려서 3조원을 돌파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로 측은 대부자산을 5년 안에 40% 이상 감축한 후 장기적으로는 대부업을 정리하는 조건으로 저축은행을 인수했기 때문에 2019년 3월까지 적어도 8000억원 이상을 줄여야 한다. 덕분에 대부업계는 순위변동이 예고됐지만 2위사인 산와머니(산와대부)의 자산이 1조5000억원 정도라 격차는 여전히 큰 상태다.
◇ 대환대출 고객들, OK저축銀으로 이동
러시앤캐시에서 빠진 대출자산은 대부분 OK저축은행으로 이동했다. OK저축은행의 예수금은 월 1000억~1500억원 수준이며 대출도 월평균 1000억원을 넘고 있다. 지난 7월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한지 5개월 만에 자산이 3000억원 정도 늘어 11월말 기준으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주로 만기에 이른 자율상환방식 대부고객들이 대환대출 형태로 OK저축은행에 유입된다는 게 세간의 평이다. 자율상환은 상환기간 동안 이자만 내고 원금은 언제든지 갚아도 되는 방식으로 균등상환에 비해 부실위험이 높지만 보유고객을 유지하기 쉽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여신영업이 힘들다보니 균등상환방식에서 고객을 유지하기 쉬운 자율상환방식으로 패턴이 바뀌었다”며 “균등상환을 고수하던 산와머니마저 지난해 자율상환 영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율상환방식 고객들은 대출을 갚기보다는 계속 이어나가는 부류다”며 “만기가 오면 갚기는 해야 하니 다른 대출을 끌어다 상환하는 대환대출 형태로 저축은행에 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 캐피탈마다 군침…대부 외 금융자산 늘리기
대부자산 감축과 더불어 최근에는 할부리스 등 다른 금융자산 늘리기를 시도하고 있다. 대부업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인데 매물로 나온 캐피탈마다 군침을 흘리는 이유기도 하다. 그간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아주캐피탈 입찰에 이어 동부캐피탈 인수에도 참여했으며 KT캐피탈과 씨티그룹캐피탈에도 입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저축은행 인수당시 내건 조건이 ‘5년 안에 러시앤캐시, 미즈사랑, 원캐싱 등 그룹 내 대부업 자산 비중을 40% 이상 축소’라는 것인 만큼 대부자산 감축과 함께 타 금융업의 비중을 높이려는 의도로 여겨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미 캐피탈사를 갖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대부업을 대체할 만한 역량도 부족한 편”이라며 “캐피탈 인수를 통해 할부리스 자산을 늘리면 상대적으로 대부자산의 비중이 낮아지는 등 업종 다변화와 대부업 감축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