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일본계 저축은행들의 경우,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 겉모양과는 달리 경영상태는 아직 죽을 쑤고 있다. SBI가 손실규모를 600억원 넘게 축소했지만 OK와 친애가 수백억원의 적자로 다시 늘여 놨다. 특히 OK는 120억원의 추가증자를 단행하는 등 실탄마련에 여념이 없다.
3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2014.7~9월) K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손실이 9억원 늘었다. 하나저축은행 역시 -20억원에서 -23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저축은행은 -4억원에서 -1억원으로 소폭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적자상태다.
반면 NH의 경우 1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정도 순익이 늘었다. IBK는 -1억원에서 43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은행계 저축은행들은 영업권 상각이 손익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영업권은 부동산 권리금과 비슷한 성질의 무형자산으로 흔히 상업상의 비결, 명성, 경영조직, 영업망, 신용등급, 노사관계 등 금액으로 평가한 가치다. 경영환경 악화로 기대수익이 낮아지면 영업권 가치가 그만큼 손실로 처리된다.
저축은행들은 영업권이 총 영업이익에서 비용부분에 반영된다. KB저축은행의 경우, 올해 영업권 가치 228억원을 손실처리하면서 이익에서 마이너스가 났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지난 3년간 580억원 영업권 가치를 상각했다”며 “올해도 영업권 228억원을 손실로 평가하면서 세전이익이 적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NH저축은행은 우리금융으로부터 저축은행을 매입한 뒤 남아있는 영업권 500억원을 전부 상각했다. 영업권은 한해 모두 손실처리하면 그 다음해부터 영업이익만 가지고 공시가 가능해진다.
◇ 대부·일본계 저축銀…아직은 죽 쑤는 단계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시장을 주무르던 대부계, 일본계 저축은행은 아직 손익 면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 1위의 자산규모를 가진 SBI는 1분기 당기순손실 -275억원으로 적자규모 역시 컸다. 그러나 전년 동기(-912억원)에 비해선 대폭 감소했다.
SIB저축은행 관계자는 “1분기 손실규모는 예상한 수준과 비슷하게 나왔다”며 “적자폭이 크게 감소해 저축은행업계 전체의 이익증가에 영향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OK와 친애는 손실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친애는 -67억에서 -137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이 2배 가량 늘었으며 OK는 -10억원에서 -136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은 아직 경영상태가 안정되지는 않았지만 영업·마케팅을 증강하면서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출장소 설치를 위해 지난달 12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출장소당 30억원씩, 향후 3~4개의 출장소를 늘려 영업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출장소를 늘려 영업망을 확대할 목적으로 이번 증자를 실시했다”며 “출장소당 30억원의 자본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3~4개 정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건전성은 전반 개선…일부 토종계는 주의
건전성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개선추이를 보였다. 1분기 기준 친애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6.2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7%p 낮아졌다. HK도 3.67%p 개선됐으며 은행계 저축은행들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반면 한투, 모아, 동부 등 일부 토종계 저축은행들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2%p 상승하는 등 소폭 나빠졌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여신이 줄어들어 고정이하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자사는 기업여신이 72%에 달하는데 공매 및 경매로 넘어간 부실자산 물건이 내년 4분기(4~6월)에 정산될 예정이라 고정이하비율이 기초에는 올라가고 기말에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