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Making상품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지만, 우선적으로는 시장 발굴·복구에 무게추가 실려 있다. 저축은행들이 부동산PF 등 거액여신에 치중한 사이 본연의 시장은 제1금융권의 ‘영토’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 6~7년전 틈새시장이자 대표시장으로 저축은행 성장의 쏠쏠한 도우미 역할을 수행했던 상품들을 재조명, 관련 시장 확보 및 복구에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 동부저축銀, 조만간 전세론 출시… “임대아파트 거주자 저금리 서민상품”
25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저축은행은 이달말에 전세론을 출시할 방침이다. 지난 2011년경에 전세론 판매를 중단했다가 약 3년만에 전세론을 다시 선보이는 것.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다각화 차원에서 이달안으로 전세론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임대아파트 거주자에 대한 저금리 서민대출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세론 출시는 중소액대출 사업 강화 및 포트폴리오 개편 차원”이라며 “월 40억~50억원, 대출건수 200건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부저축은행이 전세론을 출시를 결정한 이유는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성공적인 전세론 행보가 모티브라고 풀이된다. 현재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전세론 상품 2가지를 운영 중이다.
특히 한국투자저축은행의 ‘홈전세론II’은 최근 가시적인 실적을 나타내고 있어 저축은행들이 전세론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얘기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홈전세론II의 타깃고객은 임대아파트(LH·SH·부영, 각 지역별 지방공사임대아파트 등) 거주자다. 20세 이상, 임대차 보증금 1000만원 이상 고객이 대상이다. 대출한도는 500만~3억원이며, 대출기간은 임대차계약 만기일(입주자금은 최대 27개월)까지다. 대출금리는 4.5~7.9%, 상환방식은 만기일시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전세론은 지난 2008년 이후 운영하고 있다”며 “은행의 경우 저리의 정책자금을 지원 받아 전세론을 진행하고 있고, 캐피탈사 역시 다양한 영업채널 운영이 가능한 관계로 저축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한 영업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출시한 전세론의 경우 어려움을 겪었지만 임대아파트 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홈전세론II가 출시된 이후 지난 3월까지 약 500억원의 잔고를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대출 1건당 2000만~3000만원을 나타내는 현황을 비춰볼 때 연간 약 300억원의 신규 대출 발생 및 상환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전세론 출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전세론시장은 현재 은행들이 장악한 상황이다. 캐피탈업계의 현대캐피탈 역시 전세론을 운영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지방 소재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전세론을 운영하고 있지만, 업계의 대표상품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 전세론은 타 금융업권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부저축은행 측은 저금리 서민금융상품 차원에서 전세론을 운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 외에도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전세금 상승 추이에 따른 관련 니즈 증가 역시 전세론 재출시의 동력이라고 말한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이 전세론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이들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상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자사의 전세론 차주 요건은 임대아파트 거주 요건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축은행의 주력·틈새시장을 은행들이 장악한 가운데 타깃을 달리하는 차원에서 과거 상품을 재조명한 결과 중 하나”라며 “서민금융상품으로 여타 상품과 달리 신용등급을 차지하고 운영해 서민들의 주거생활 안정에 일조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SBI저축銀, 3년만에 스탁론 재출시…“26일부터 중금리대출 선보여”
전세론 외 여타 상품들의 재출시 또한 이어지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9일 주식담보대출인 ‘SBI스탁론’을 다시 선보였다. 온라인 영업강화 차원에서 이 상품을 재운영한다는 전략이다.
SBI스탁론은 주식투자를 희망하는 만 20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3억원까지 자금을 빌려준다. 대출기간은 6개월에서 최장 60개월까지다. 대출금리는 최초 6개월은 3.5%, 연장시 5.7%로 올라간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온라인 영업 강화 차원에서 지난 3년간 중단했던 스탁론을 재출시했다”며 “업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식담보대출 등 틈새시장 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이번주부터 최대 20% 중반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중금리대출상품을 선보인다. SBI저축은행 단독으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금리대출상품은 그간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계에게 지속적으로 출시를 주문한 내용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중앙회 주도로 올해초부터 20%대 중금리대출상품 출시에 힘을 기울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1월 발생한 카드사 정보유출사고로 인해 모집법인 채널이 붕괴, 은행계 저축은행 등과 함께 10% 후반 중금리대출 공동상품 개발을 논의해온 것. 현재 부실우려 등의 이견이 엇갈리면서 상품출시는 유보적인 상황이다. 올해내 상품 출시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주부터 5.9~24.9% 금리의 중금리대출상품을 출시한다”며 “26일부터 이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누나론-친구론을 잇는 새로운 바빌론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며 “중금리대출상품 역시 새로운 광고 제작 등의 홍보방법을 내부적으로 논의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서울거점 대형 저축銀, “2월부터 일수대출 재운영”
과거 저축은행의 톡톡한 수익원 역할을 했던 일수대출 역시 올해부터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월 친애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서울거점 대형 저축은행들에서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 친애저축은행은 지난 2월 ‘원더풀데일리론’, 조은저축은행은 지난 3월에 ‘조은하루론’을 출시했다.
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을 비롯한 전통적인 저축은행 영업이 어려운 가운데 과거 운영하던 상품들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며 “올해 최대 50억원을 목표로 적극적인 영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은저축은행 관계자도 “일수대출은 작년 11월 대주주 변경이 이뤄진 이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상품”이라며 “지난 2월에 친애저축은행으로부터 일수대출 인력 3명을 영입해 관련 팀을 구성, 일수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최대 30억원을 목표로 내년까지 거래처 확보 등 영업 인프라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며 “일수대출은 사후관리가 중요해 내년에는 토대 마련 기간으로 설정하고 오는 2017년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