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신용등급 A급 이하의 중소형 캐피탈사에 금리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우리투자증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캐피탈사의 위험 요인에 대해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 충격시 여전채 조달이 어려워져 캐피탈사 자금재조달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직후 여전채와 회사채 발행 규모를 살펴본 결과 양쪽 모두 발행이 줄었지만 공급이 회복되는 것은 회사채가 훨씬 빨랐다”며 “이는 금융 불확실성 증가시 자금 재조달 위험이 내재된 여전채 투자 수요가 일반 회사채보다 더 제한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여전채와 국고채간 금리차이(스프레드) 확대를 낳고 이는 곧 캐피탈사의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캐피탈사의 자금 조달 규모가 감소하고 수익성이 저하되면 다시 캐피탈사의 신용도 하락과 여전채 수요 감소를 낳는 악순환 구조가 펼쳐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표 참조> 최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대출 연체율도 캐피탈사들에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 연구원은 “할부·리스 연체율이 2%대로 상승한 가운데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기 불안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자영업자 및 가계 부채 부실화 가능성은 캐피탈사의 자산건전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캐피탈사를 등급 및 산업/금융 계열 종류에 따라 나눠봤을 때 A급 산업계열 캐피탈사 그룹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동성 차입 비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고정이하자산 대비 적은 충당금 적립으로 손실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향후 캐피탈사 신용평가에 있어서는 조달비용, 1년 내 만기도래 차입금 비중이 50%를 넘는지 여부, 고정이하 자산 대비 충당금 비율이 100%를 하회하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계열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 우려를 낳고 있는 KT캐피탈의 신용 등급 조정에 대해서는 대주주의 지원 여력과 지원 의지를 재평가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캐피탈사 관련 발표에 대해 현재 금융시장 상황과 다소 거리가 있는 분석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