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와즈 에이 알-히즈아지 에쓰오일 대표이사 사장
에쓰오일도 갑작스런 실적 악화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이달 10일 진행 중이던 소매영업직 신입사원 공개 모집을 돌연 중단했다. 서류 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인적성 검사까지 진행행한 상황이었다. 회사는 응시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외부 경영환경 악화 영향으로 사업 실적이 크게 저하되고 있어 부득이하게 채용 전형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배당 매력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올초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내년까지 배당성향 20%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배당총액 비중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930억원을 기록하며 총 146억원만 배당했다. 그해 하반기 적자로 인해 중간배당만 실시됐다.
과거 에쓰오일은 이익 대부분을 배당하는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혔다. 2016~2017년 1조2000억원대 순이익을 내며 각각 7200억원, 687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55~60% 수준이었다.
배당 하락은 '정유에서 석유화학으로' 전환을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와 연관 있다. 회사는 2018년 4조8000억원을 투입해 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을 짓는 1단계 프로젝트를 완료한 데 이어, 2023년부터 9조3000억원 규모 울산 석유화학 단지 건설하는 2단계 프로젝트(샤힌)를 진행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 상업 가동이 목표다. 이를 통해 현재 13%인 석유화학 매출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중국 저가 공세에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에쓰오일이 자신하는 배경은 대주주 아람코 기술력에 있다. 국내 석화 기업들은 원유를 정제해 추출한 나프타를 분해해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갖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정제 단계 없이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NCC 대비 2~3배 가량 수율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전에도 투자자들 우려는 여전하다. 올해 에쓰오일 주가는 5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6% 가량만 올랐다. 코스피 평균 27%에 한참 못 미친다. 앞서 에쓰오일 주가는 2022년 한때 코로나 종식으로 인한 수요 회복 기대감에 11만6000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길을 타며 15년 전 저점인 5만원대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