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저축銀, “중금리 공동대출 출시 만만찮네”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4-03-19 22:18 최종수정 : 2014-03-20 13:57

10%대 신용대출상품 개발 지지부진, “효율성에 의구심”
다이렉트 채널 구축 노력 속 “대부업 진출로 경쟁력 악화”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저축銀, “중금리 공동대출 출시 만만찮네”
사상 최대의 고객정보 유출사고의 여파는 저축은행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다. 영업력의 큰 축을 담당했던 모집법인에 대한 감시의 눈이 높아지면서 활용성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가뜩이나 어려운 업황에 정보유출 사고 ‘직격탄’을 맞았다는 볼멘소리가 높다.

서민금융의 일환으로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중금리대출 공통상품 또한 ‘암초’에 부딪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신용등급의 양극화가 발생, 타깃 계층의 규모가 감소해서다. 작년 하반기에 지주계 저축은행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했지만 아직은 시장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올해내 상품이 출시될 지 미지수다.

◇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미미…공동상품으로 추진하지만 “글쎄”

작년부터 금융당국은 저축은행들에게 ‘서민금융 추구’를 지속적으로 주문했다. 저축은행들의 무리한 거액여신 추구가 부실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금융지주계 계열 저축은행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10%대 후반의 중금리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안타깝게도 이 상품들은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 업계에서는 마케팅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KB·하나·신한저축은행 등에서 저축은행 인수와 함께 정부의 서민금융 확대를 위해 관련 상품을 출시했지만, 아직 모르는 고객들이 더 많다. 출시 저축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찌고 초기 대출심사 기준을 높게 잡은 것도 저조한 실적의 이유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10%대 후반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선보였지만, 아직 모르는 고객들이 많다”며 “이 상품에 대한 마케팅 미비가 저조한 실적의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신한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이 작년부터 중금리대출 상품을 출시해 현재 각자 지주의 전략에 따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그러나 아직 반응을 얻어 시장을 분석하기에는 시간이 짧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상반기 10%대 중금리대출 공동상품 출시를 목표로 작년 말부터 지주계 저축은행들과 논의를 시작했다. 우선 리스크 부담이 수월한 지주계 은행들부터 논의를 시작,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은 “지주계 은행들이 출시한 중금리대출 상품의 행보가 미지수인 가운데 중앙회 차원에서 공동상품 출시를 제의했다”며 “저축은행들과의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으며 주요타깃계층 등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에 중금리대출 공동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출시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로 예정했던 일정도 하반기로 미룬 상태다. 중앙회 측은 상품 출시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발생한 신용등급 양극화에 따른 타깃계층 파악 및 시장 분석이라고 꼽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등급의 양극화가 극대화돼서다. 우량 신용자(1~3등급)와 저신용자(7~10등급)의 수는 인원이 증가했지만, 공동상품 주요 타깃인 중등급자(4~6등급)들은 인원이 감소한 상태다.

최병주 저축은행중앙회 금융본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용등급 양극화가 발생해 공동상품의 타깃 계층인 중등급자들의 인원 수가 감소했다”며 “이뿐 아니라 중등급자들의 신용변동성도 상승해 적합한 상품·모형개발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7~10등급의 저신용자들의 경우 여타 등급보다 높은 금리로 손해를 상쇄할 수 있지만, 중등급자들은 경기 변수에 민감해 예측이 어려워 손실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상품 경쟁력 및 시장 검증이 되지 않아 출시 및 운영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상품 출시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낸다. 저축은행중앙회 측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현재 시장분석과 상품 내용을 다듬고 있으며, CSS의 경우 나이스평가정보 또는 중앙회에서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는 ‘표준 CSS 2.0’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며 “공감대가 이뤄졌지만 부실 우려 등으로 논의가 더 필요한 가운데 마땅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출시가 지속적으로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말 또 다른 중금리대출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하나저축은행도 역시 공동상품에 대해서 효율성에 의문을 나타낸다. 현재 하나저축은행은 더마니론, 더마니론+, 행복더마니론을 출시했다. 이달 말에는 행복더마니론+ 출시를 앞둔 상태다.

조정면 하나저축은행 소비자금융사업부장은 “공동상품 출시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며 “관련 시스템을 단독으로 구축이 어려운 영세저축은행에게는 공동상품이 효율적이지만, 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상품을 출시한다고 해도 사후관리 방안이 명확하지 않는 한 결국 손실을 떠안게 된다”며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직접영업(다이렉트 채널) 혈안 속 “러시앤캐시 등장 두려워”

중금리대출 공동상품 출시가 불투명한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최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바쁘다. 카드사 고객정보유출사고에 따른 모집법인 채널의 경쟁력 하락으로 영업력의 초점을 다이렉트 채널로 바꾸는 중이다. HK·SBI저축은행 등 다이렉트 채널을 구축한 곳을 제외하고 친애·아주·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이 최근 채널 구축에 나섰다.

저축은행들이 온라인 영업 채널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다이렉트 시장에 많은 곳들이 진출하면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어서다. 아주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그간 의지했던 모집인 채널에서 벗어나 다이렉트 채널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주저축은행도 다이렉트 채널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저축은행들이 직접 영업채널에 진출할 경우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됐지만 진출하는 곳들이 많아지면서 이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사실상 인바운드 영업만 가능한 업황도 다이렉트 채널 진출에 대한 고민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도 “자사는 3년전부터 모집법인 활용을 축소해왔다”며 “지주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다이렉트 채널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로 인해 모집법인을 대체하는 방안으로 다온라인 영업채널을 검토해 강화시킬 계획”이라며 “그러나 관련 시장에 진출하는 곳들이 많아 예전과 같은 수익을 기록할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저축은행에 진출한 대부업체 존재도 악재로 보고 있다. 러시앤캐시, 웰컴론 등은 다이렉트 영업에 있어 저축은행들보다 경쟁력이 훨씬 월등하다고 평가된다. 모집인 채널을 꺼리게 만드는 최근의 영업환경 역시 기존 고객들이 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들로 흡수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감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다이렉트 채널 경쟁력이 뛰어난 러시앤캐시가 저축은행에 진출한 가운데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며 “제도권 진입에 따라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지만 러시앤캐시 입장에서는 현재의 업황이 호재”라고 말했다.

한 대형저축은행 영업담당 관계자도 “최근 부동산PF 물건이 다시 대출심사에 올라오고 있다”며 “아직 승인된 것이 없지만 어려운 업황을 나타내는 현상 중 하나”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 가운데 러시앤캐시의 저축은행 진출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다이렉트 채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저축은행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많은 고객들이 이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