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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2] 저축銀, 소액신용마저 뺏길까 “우려”

서효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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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3-02 21:06 최종수정 : 2014-03-05 21:54

적자행진 속 “모집법인 중단/할부금융 이득 없어”
소액대출 경쟁력 높은 대부업 공세 “막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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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2] 저축銀, 소액신용마저 뺏길까 “우려”
연초부터 저축은행업계는 가교저축은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흥미로운 이슈들이 발생했다. 지난달 4일 예금보험공사는 가교저축은행 4곳의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했다. 예성·예나래·예주·예신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는 각각 A&P파이낸셜(예주·예나래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예성저축은행),웰컴크레디라인대부(예신저축은행)이 선정됐다.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로부터 시작된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상징이었던 가교저축은행 매각이 끝이 보이는 상황이다. 부실사태의 끝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망은 최근 3~4년과 마찬가지로 암울하다. 지난달 14일부터 할부금융이 허용됐지만 적극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전무하다. 이뿐 아니라 2012년 하반기부터 저축은행의 타개책으로 제시된 소액신용대출 역시 HK·SBI·친애저축은행 등 몇몇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태다.

적자 행진은 지속되고 여·수신 규모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든든한 모그룹으로 작년에 유상증자를 실시한 SBI·현대저축은행 등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보다 소액신용대출 노하우가 풍부한 대부업계의 시장진출로 저축은행업계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 적자 행진 지속… “모집법인 어렵고 할부금융 회의적”

현재 저축은행들의 실적은 적자행진의 연속이다. 최근 2013년 사업연도 반기 실적을 공시한 저축은행 13곳(해솔저축은행 제외) 중 당기순익을 기록한 곳은 HK·스마트저축은행 2곳뿐이다. 나머지 11곳의 저축은행은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스마트·대백저축은행을 제외하곤 전년동기 대비 적자가 늘어나 어려운 영업환경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저축은행별로는 HK저축은행이 8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스마트저축은행(18억원)도 전년동기(-1억원) 대비 19억원 늘어나 흑자전환했다.

반면 가장 많은 적자를 기록한 곳은 SBI저축은행으로 -1372억원을 나타냈다.

이어 SBI2(-930억원)·SBI3(-220억원)·SBI4(-162억원)·현대(-156억원)·신민(-100억원)·공평(-99억원)·푸른(-65억원)·동부(-44억원)·골든브릿지(-43억원)·대백저축은행(-8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영억이익 역시 HK·스마트저축은행을 제외하고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3년 사업연도 상반기 HK저축은행은 109억원, 스마트저축은행은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SBI(-957억원)·SBI2(-849억원)·현대(-160억원)·공평(-123억원)·신민(-100억원)·동부(-69억원)·푸른(-53억원)·골든브릿지(-41억원)·대백저축은행(-8억원) 등은 영업 손실을 나타냈다.

이중 푸른·현대저축은행은 전년동기(-222억원, -365억원) 대비 각각 169억원, 205억원 개선됐다. 이뿐 아니라 모집법인 활용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3개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한 이후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모집법인 및 고객DB의 합법성 여부를 점검 중이다.

부실사태로 영업력이 악화된 가운데 모집인 및 고객DB 합법성 검사는 저축은행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햇살론 취급 대부분을 모집법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햇살론 취급 채널의 향후 방향을 지켜보고 새로운 사업모델로 활용할 방침을 가지고 있었지만, 금융당국의 모집법인 감사여파로 이마저도 어렵다고 토로한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소액대출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 저축은행들의 대부분은 모집법인을 통한 햇살론 취급 성과를 놓고 향후 사업방향을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최근의 사태로 이마저도 끊긴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햇살론은 서민금융이자 구상권이 존재해 저축은행들에게는 ‘보험’과 같았다”며 “햇살론을 통해 사업전환을 꾀하려던 저축은행들이 많은 가운데 관련 추진력이 줄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최근 사업영위가 가능해진 할부금융(최근 2년간 BIS비율 10% 이상, 기관경고를 받지 않은 저축은행 영위 가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현재 HK·아주저축은행이 할부금융 진출을 모색 중이다. 전체 48곳 저축은행들이 할부금융 영위가 가능하지만 극소수의 저축은행들만 진출을 생각 중인 상황인 것. 할부금융 영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한마디로 시장이 포화상태로 돌입, 종합금융사 확대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시각이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관련 시장 진입을 고려 중”이라며 “그러나 시장이 포화된 상태로 성장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저축은행 관계자도 “저축은행업계 중 할부금융을 영위하기에는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만, 회의적”이라며 “현재 방카슈랑스 등 Fee비즈니스 사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관련 직원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소액신용대출 경쟁력 높은 대부업권의 시장 진출도 고민

정부당국으로는 다행이지만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계의 저축은행 진출로 인해 저축은행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부실사태 마지막 타개책으로 내세웠던 소액신용대출 분야에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가진 대부업체들이 업권에 들어옴으로써 이 분야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이들이 가교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 자사 저축은행을 오픈해 특판 예금·대출상품을 내놓는다면 예금고객마저 뺏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금금리 메리트가 사라진 가운데 대부업계와 저축은행의 고객은 접점이 많아서다.

지난달 27일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1년) 금리는 2.83%로 2%대에 돌입한지 오래다. 예금금리의 메리트는 이제 옛말이 됐다. 러시앤캐시의 경우 풍부한 자금력을 토대로 5%대의 예금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해 고객 이탈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대출금리에 있어서도 저축은행업계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앤캐시와 웰컴론 등 대부업체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평균 20%대의 중금리 상품을 활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러시앤캐시 측은 “그동안 소비자금융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들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대출심사시스템을 개발해 중금리대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소액신용대출을 운영하는 저축은행들은 20%대 후반의 대출금리를 선보이고 있다. 러시앤캐시, 웰컴론이 저축은행 진출 이후 20% 중반대의 대출상품을 선보인다면 업계에 대출금리 인하 바람이 불 것이기 때문이다. 영업력이 악화된 가운데 대부업계의 저축은행 시장 진출 공세를 막아낼 능력이 없다는 얘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소액대출은 CSS, 마케팅, 대출 실행 속도 등이 성패를 결정한다”며 “러시앤캐시는 이 부분에 있어 현존하는 모든 저축은행들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앤캐시가 가교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하고 자사 저축은행을 출범시킬 경우 출시할 킬러콘텐츠로 인해 많은 저축은행들이 고객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며 “예금금리의 메리트가 사라져 수신고객 유치가 어려운 가운데 러시앤캐시의 저축은행 설립 행보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러시앤캐시 등 대부업체들은 그간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였으며, 이를 저축은행업계가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앤캐시가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고객 이전을 내세운 가운데 어떤 성향의 고객들을 이전시킬 것인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하반기 일부 저축은행들이 10%대 중금리 신용대출을 선보였지만, 실적은 미비한 상황”이라며 “저축은행에서 이들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제약이 많아 대부업체 인수 저축은행이 대출금리 인하 마케팅을 펼친다면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할부금융 및 펀드 관련 법률, 2013년 사업연도 반기 실적 〉
                                                                 (자료 : 각사)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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