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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배상보험안 합의점 찾지 못해 표류

이미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10-24 18:58

의료관광은 늘어나지만 배상보험가입은 미흡해
의료업계·보험업계 외면으로 상품안 수정 중

작년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재보험사 및 의료기관들이 TF를 구성해 만들어진 ‘의료사고 배상보험안’이 의료업계와 보험업계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이는 현재 의료과실배상책임보험의 담보지역 및 관할 법원이 모두 국내로 설정되어 있어서 외국에서 치료를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환자나 법적상속인에게 제한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사고배상보험 기준을 바꾸려고 한 것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료사고 배상보험 상품안이 도출되었지만 각 업계의 생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2차 수정안에 들어갔다. 1차 수정안에서 보험조건은 총보상한도액은 10억원으로 책정했고, 자기부담금은 일반치료시 청구건당 1억원, 외과수술 포함 시에는 청구건당 2억5000만원으로 조정했다. △혈액생성 및 줄기세포 △불임 IVF(in-vitro fertilization, 시험관수정) △대체의학 및 치료 등의 병원 일부 치료에 대해서는 독점을 적용해 면책조항으로 설정했고, 외국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손해사정의 보강이 필요한 것을 보험 조건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 수정안에 대해 의료업계는 상해보험의 보상한도액이 낮은데다가 자기부담금은 높다는 주장이다. 또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보험업계는 현재 보험료를 받은 만큼 혹은 더 많이 보험금이 지급되는 경우가 있어 사업을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보험료가 현재보다 올라야한다는 입장이어서 TF가 내놓은 상품안에 쉽게 동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 전체 병의원의 15%미만 정도만이 이 보험에 가입한 실정인데다가,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의료기관들은 보험에 가입하려하는 반면 사고 내력이 없는 의료기관은 보험가입을 꺼리는 역선택의 문제가 발생해 악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작년 1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공포되어 외국인환자 유치행위가 합법적으로 허용됨에 따라 외국인환자 유치업자의 활동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신성장동력 종합추진계획’의 일환 중 하나로 ‘글로벌 헬스케어’가 포함되어 2008년 2만7000명 수준인 국내 유치 외국인환자 수를 오는 2013년까지 20만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범국가차원에서 ‘의료관광’이 탄력을 받고 있는 시점이다. 실제 2009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6만201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의료관광이 활성화됨에 따라 의료사고배상보험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환자를 유치한 병의원의 보험가입률은 상급종합병원이 31%, 종합볍원 22%, 병원급 24%, 의원급이 40% 정도에 불과해 국제적인 수준에는 한참 떨어져있다는 점이다. 선진국들의 체제와 비교해 봤을 때 미국은 주에 따라 의료과실배상책임보험 보장을 의무적으로 제공하고,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 역시 의료배상보장을 의무적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지난 12일 국감에서 “태국, 싱가포르의 경우도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의료사고 배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병원 뿐 아니라 의사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재보험사 관계자는 “다른 나라처럼 법으로 제정해 의료사고배상보험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우리나라 의료업계 상황으로 봤을 때 맞지 않다”며 “국가신뢰도 등의 문제로 이 보험은 정책성보험으로 가야할 필요성은 있지만 세금 등의 문제가 수반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산 지원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산업진흥원은 재보험사와 함께 적정수준의 보험료와 배상한도액을 설정한 새로운 보험상품을 만들기 위해 작년 기재부 등과 TF를 구성해 새로운 보험상품안을 만들어 지난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간담회 형식으로 선호도를 조사했지만 의료기관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다시 2차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재보험사 관계자는 “의료관광산업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의료사고가 국제법 등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정안이 처음에는 외국인 전용으로만 진행되었다”면서 “2차 수정안은 국내인과 외국인을 모두 포함해 형평성의 문제가 되지 않도록 상품안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해 배상보험이 확산될 수 있는 수정안의 실제도입 시점은 아직까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 의료기관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및 배상보험 가입률(2009년) 〉
                                                            (단위: 명, %)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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