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11월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및 인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예상치 못한 순위 재편 양상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은행채, 여신전문회사채(카드채),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일반 회사채 및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을 대상으로 했으며, 주관 실적은 트랜치별 발행금액을 대표주관사 수로 나눠 산정했다.
NH투자증권 1위 탈환, KB증권의 '이례적 추락'
반면, 전통의 DCM 명가 KB증권은 9건의 딜을 주관했음에도 실적 2782억 원에 그치며 5위로 밀려났다. 그동안 1~2위를 다투던 KB증권이 주관과 인수 부문 모두에서 5위권으로 쳐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과로, 최근 몇 년간의 견고했던 흐름과 대비된다.
시장의 집중도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NH투자증권부터 KB증권까지 상위 5개사의 주관 실적 합계는 1조 8432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64.90%를 장악했다. 이는 대형 하우스들이 DCM 시장을 잠식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이 설 자리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같은 상위권 중심의 물량 집중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의 투자 심리는 매우 선별적이었다. 경쟁률 5배 미만의 투자자 관심이 저조한 트랜치가 전체 실적의 52.40%(1조 4890억 원)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발행 물량 자체는 풍부했으나, 투자자들이 흥행이 보장된 특정 딜에만 제한적으로 자금을 투입했음을 방증한다.
흥미로운 점은 외형(주관 실적) 순위와 내실(경쟁률) 순위가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주관 실적 2000억 원 이상인 'Group A' 내에서 KB증권은 평균 경쟁률 8.04배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실적 순위는 5위로 곤두박질쳤지만, 투자자 수요가 확실한 우량 딜을 선별해내는 능력만큼은 건재함을 과시했다. 뒤이어 한국투자증권(6.79배), 신한투자증권(6.44배) 순이었다.
반면, 주관 실적 1위인 NH투자증권은 평균 경쟁률 5.99배에 그치며 Group A 내 5위에 머물렀다. 발행 규모는 키웠지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알짜 딜' 확보나 흥행 유도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딜 매력도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중소형사(Group B)에서는 키움증권이 돋보였다. 키움증권은 2건의 딜에서 평균 9.7배라는 압도적인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체 주관사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iM증권 역시 8.4배를 기록, 중소형사들이 특정 니치 마켓(Niche Market)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음을 입증했다.
인수 실적 부문에서도 NH투자증권이 4035억 원(14.20%)으로 '쌍끌이 1위'를 달성했다. 주목할 만한 하우스는 SK증권이다. SK증권은 SK, 농협금융지주, SK온 등 굵직한 딜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6건, 2790억 원(9.82%)의 실적으로 4위에 등극, 존재감을 드러냈다. KB증권은 인수 부문에서도 2395억 원으로 5위에 그쳤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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