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 가치 제고 통한 타킷 마케팅 강화 예상
교차판매 등 그룹사간 협력 통한 해외진출도
금융시장의 불안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한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올해 제2금융권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각 업권별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규모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한경쟁 체제에 돌입하게 되면 은행, 증권사 등이 대형 자본을 가지고 무차별적인 업권간 진출이 예상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한 제2금융권은 그동안 쌓아온 업권의 특화 경쟁력 확보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본지는 제2금융권을 대표하는 업권별 마켓리더들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업계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생존을 위한 노하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올해 아시아 1위 신용카드 회사가 세계를 향한 거대한 날갯짓을 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와 LG카드가 합병되면서 탄생한 매머드급 통합신한카드가 순조로운 항해에 이어 글로벌 신용카드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공룡이 되버린 신용카드 회사의 첫 상품이라는 부담을 앉고 출시한 ‘신한러브카드’는 적립과 할인을 동시 적용, 금융복합서비스 등 업계 처음으로 내놓는 획기적인 부가서비스로 100일만에 80만좌를 돌파하는 등 업계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성공적으로 닻을 올렸다.
올해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전산통합 작업을 마무리하고 기반을 닦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이 통합신한카드는 매머드급 플레이어로 성공적인 시장 진입에 힘입어 철저하면서 신속하게 글로벌 신용카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와 경쟁하는 국내 신용카드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수장은 이재우 사장〈사진〉.
신한금융지주의 부사장이던 이 사장은 영업통으로 정평이 나 있던 인물로 신한은행에서 카드사업부문 초대 본부장을 맡았으며 은행 카드부문을 적시에 분사함으로써 오늘의 신한금융그룹내 비은행부문 역량 강화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지주회사에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간 통합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으며 신한그룹의 제2의 도약 발판이 된 LG카드 인수와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함으로써 그룹의 위상을 대내외에 제고시키는데 기여한 바 있다. 이에 이재우 사장을 만나 그가 바라보는 업계의 전망과 변화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생존전략을 들어봤다.
“신한카드는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아시아 No.1 시장지위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해 카드영업의 핵심 경쟁 요소인 마케팅, 상품, 서비스, 채널에 대한 역량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이다.”
신한카드 이재우 사장은 다국적 신용카드사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 국내 뿐만 아니라 반대로 세계 시장을 겨냥한 경쟁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 시장개방 예상…다국적 경쟁력 확보 필요
국내 신용카드 시장은 FTA 체결 등으로 다국적 카드사들의 시장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해외 대형금융기관이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경우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사장은 “작년 하반기에 BOA가 국내 카드시장 진출을 시사한 바 있으며, HSBC 역시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국내 카드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해외 대형 금융기관의 국내 카드시장 진입이 머지않은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해외 대형금융기관이 국내 시장에 진입해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선진 노하우 등을 적극 활용한다면, 국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카드사들의 경쟁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플레이어로 기반을 닦기 위해 신한카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마케팅, 상품, 서비스, 채널 등에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이 사장은 “우선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고객 Segment 시스템 및 역량을 고도화하고, 회원 니즈별 상품과 서비스의 최적 Matching Program 등을 실시해 고객 가치 증대를 위한 정교한 1대 1 마케팅 역량을 대폭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주력상품의 경쟁력 강화 및 기존 상품에 대한 상품력 업그레이드를 적극 추진하고, 혁신적인 신상품 개발 및 서비스 브랜드 도입을 통해 차별적인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 확보에 주력함으로써 가치 중심의 최적 상품과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사장은 “마지막으로 잠재고객(사회 초년생 등)의 회원화, 이용회원 기반확대 및 영업채널 비용구조 개선 등을 위해 영업채널 최적화에 주력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채널별 업무 범위 재정립, 설계사 중심의 영업 조직의 정예화, 저비용 신모집 채널 개발 및 확대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그룹과 연계한 해외진출은 전산통합 마무리 후
국내 신용카드 시장의 개방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카드는 글로벌 경영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신한카드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본격적 성장을 위해 그룹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해외 진출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사장은 “해외 진출의 구체적 시기와 진출 지역은 현재로선 정확히 밝히기 어려우나, 전산통합의 성공적 마무리가 최우선인 만큼 해외 진출의 가시화는 그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장과 기술의 개발과 선점에 주력해 미래 성장을 지속 견인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사장은 “신용카드 미 결제, 저 결제시장을 발굴해 선점하고, 신기술 무선통신과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사업모델을 론칭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또한, RF IC 카드 활성화를 위해 IC카드 인프라 확대 및 복합 금융상품 개발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신규회원·휴면회원 등에 합리적 한도 부여
올해 신용카드 시장 전망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사들이 수익성 중심의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장은 “조달코스트 상승, 미사용 한도에 대한 충당금 적립 강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과거와는 다르게 무이자할부, 포인트 제공 등 경쟁적인 마케팅 활동은 자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사장은 “또한, 미사용 한도에 대한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회원 관리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사용실적이 없는 휴면회원에 대해서는 고객의 동의하에 한도를 축소하고 현 이용회원 및 신규 회원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한도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카드사들은 자체적인 비용구조 개선활동 및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는 지난해 11월 영세 가맹점을 중심으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조치를 취했으며, 선제적으로 지난해 말 미사용 한도에 대한 충당금을 적립하여 향후 손익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 했다.
◆ 은행권 카드사업 분사는 신중히…규제 완화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최근 지주사 체제 전환과 카드사업 강화 등을 위해 은행권의 카드사업 분사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장 경쟁에서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한카드 분사를 주도한 이 사장은 은행권 카드사업부의 분사에 대해 장단점과 신중론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은행에서 카드사업이 분사될 경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 시장 대응력이 증대되고, 확실한 책임경영체제가 확립되어 목표 달성에 대한 동기부여가 제고되고 카드에 특화된 체계적이고 전문적 마케팅을 통해 카드영업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카드사업 분사는 스텝 부문 중복으로 인한 관리비용 증가 및 모 은행과의 신용등급 차이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통법 도입으로 업종간 벽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지만 여전업권에 대한 규제는 소폭완화에 멈추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형평성의 원칙을 적용한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은행권의 방카슈랑스와 펀드판매 및 서민금융기관의 펀드판매, 직불·체크카드 발행이 허용됐고, 최근 보험사 부수업무의 포괄적 허용 법안이 국회에 계류 되어 있는 등 자통법 제정 이후 규제완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카드사를 포함한 여전업권의 경우, 현행 포지티브 방식의 업무 규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타 금융업권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신정부의 ‘Business Friendly’ 정책에 따라 여전업권에도 모든 업무를 허용하되 일부 업무를 예외적으로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도입이 기대되고 있다.
이 사장은 “향후 이러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이 도입되어 카드사 채널을 통해 펀드판매, 금융상품 판매, 금융컨설팅 중개 업무 등을 영위토록 하고 이들 업무에 대한 감독기관의 적절한 관리와 감독이 병행될 경우, 카드사의 수익성 제고는 물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결제영역 확대 바람직…하지만 입장차 조심스럽게 접근
한편, 정치자금 기부 등 신용카드 결제영역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이 사장은 국내 카드 시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신용지불 영역의 확대는 기본적인 카드의 순기능인 결제 편리성 제고를 통해 민간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급자 측면에서도 각종 대금 결제의 적시성을 확보하게 해주어 안정적인 Cash-Flow 유지에 도움을 주게 되어 전체적으로 국가 경제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줄 수 있다”면서 “따라서,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는 도박이나 현금융통(카드깡) 등 부정사용을 철저하게 제한할 수 있는 시스템 내에서 신용카드 지불결제 영역을 확대하는 것은 국민과 국가의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매우 의미있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지불결제 영역을 확대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다양한 어려움이 상존하고 있어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우선 생명보험료나 국세 등의 신용카드 납부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결제영역 확대를 위해서는 카드사와 가맹점간의 가맹점수수료 발생 등 손익에 대한 입장 충돌로 문제 해결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면서 “또한 신용카드 사용처 확대가 자칫 국민들의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을 부추길 경우 또 다른 신용불량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2금융팀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