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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고 힘들지만 시장발전에도 힘 보탠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8-30 22:31

기업은행 김교성 자금부장

“더디고 힘들지만 시장발전에도 힘 보탠다”
“대형 공공기관들이 금리입찰제를 도입하는 바람에 출혈경쟁에 나서지 않기로 한 기은으로선 어려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죠. 그래서 수신확대를 꾀하되 노마진이나 역마진에서 벗어난다는 원칙을 지켰고 부족한 부분은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해결했습니다”

기업은행이 올 들어 자산 90조와 자산 100조를 거푸 돌파하는 과정을 뒷받침 한 주역 가운데 한 명인 김교성 자금부장. 일부 외형지표는 시중은행 빅4를 앞질렀거나 바짝 추격할 수 있도록 시쳇말로 실탄(?)의 원활한 공급에 그의 몫은 크다 하겠다.

“다른 은행들 담당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그런 큰 기관들의) 뭉치돈이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는 것을 감수하는 정책을 쓸 수 있었는지 비결이 뭐냐고 묻지만 특별한 건 아니라고 봅니다”

김 부장은 처음엔 반발심리를 불러일으키더라도 평소처럼 솔직하게 설득했다고 한다. 공공기관 수신고가 빠지면 업적평가에서 당장 큰 불이익이 생기겠지만 은행측은 조달 코스트와 만기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 업적평가 때 수신고 감소를 보전해 주고 영업점측은 모든 자원과 역량을 수신증대와 대출경쟁력 확대 노력으로 극복하자는 컨센서스 형성에 한 몫하려 애썼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마워한 지점장도 있었어요. 뭉치돈 맡긴 고객에 쏟았던 자원을 신규 고객 개척을 비롯한 고객기반 확대로 돌린 결과 지점 손익이 크게 개선돼 업적평가에 도움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거든요”

공공기관 수신고가 3조나 빠지는 고통 속에 수신고 증가세는 충분히 무르익지 않자, 중금채 발행이 늘었다. 하지만 시장금리 수준으로 중금채를 발행하는 것이 은행에 해롭지는 않았다.

아울러 그는 몸 담고 있는 조직의 금리와 유동성리스크 뿐 아니라 시장과 금융계 전체 판세에 대해서도 진지한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는 ‘뜻있는’ 전문가다.

“(3개월 기준의)유동성비율을 맞추느라 고금리 특판예금을 출시한다는 건 정상이 아닙니다” 금융기관끼리 활발한 거래를 주고 받는 시장이 없고, 국채금리보다 스왑급리가 더 낮은 역전현상이라는 왜곡이 바로잡히지 않는 낙후한 실정은 사실 금융계 전체의 걱정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지난 6월말 한 때 MMDA를 콜금리 이상의 금리를 물고 끌어다 쓰는 일이 벌어졌죠. 유동성비율 맞추느라 어쩔 수 없다는 사정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우리 시장 건강상태를 말해 주는 겁니다”

익일입금제 시행과 맞물렸던 혼란이나 어렵게 시행한 ‘코리보’가 정착 못하면서 시장 거래를 정확히 반영하지도 못하는 3개월짜리 CD금리를 지표금리로 쓰는 것 모두 그로서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는 것이다.

익일입금제 초반의 혼란기에 MMF수탁고가 급감하자 MMF의 주요 수요처였던 CD가 불안정해지면서 CD금리만 이상급등했던 것도 따지고 보면 자금시장의 틀을 다잡을만한 시장참여자의 관심과 노력이 부족하고 제도 등의 인프라가 미비한 때문이라는 상황인식이다.

“금리스왑을 할라치면 외국은 Libor 6개월짜리를 쓰는데 국내 시장에선 6개월짜리 지표가 없으니까 우리 금융기관들은 3개월짜리 CD금리를 둘로 쪼개서 바꾸자고 해야 하니 외국계들이 프리미엄을 받으려 덤벼드는 일도 벌어진다”고 전했다.

“누구나 자금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떻게 풀어갈 지 컨센서스를 형성할 지혜가 부족한 게 제일 큰 문제”라고 그는 규정했다.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위한 인프라와 정책과 제도적 뒷받침을 해준다면 장기적으로 코리보가 제 기능을 다할 만큼 자금시장이 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그는 믿고 있다. 기업은행이 코리보를 대출금리 변동의 기준으로 삼은 까닭도 우선은 CD3개월짜리와 별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코리보 정착을 위해 바람직한 시장참여자가 되겠다는 공공성에 뿌리를 둔 방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부장은 지난 73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일산마두지점장, 자금운용실장, 신탁운용실장, 인력개발부장, 검사부장을 거쳐 자금부장에 이른 자금통이자 금융공학전문가다. 바둑과 등산이 취미이고 은행 바둑부 회장이기도 하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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