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회사채 신규발행은 지난해 23% 가량 줄어든 후 올해 1월 3주차에 300억달러 규모의 유로표시 및 파운드표시 채권이 발행돼 주간 발행 규모로는 9개월래 최대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신규발행은 주춤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좋지 않다.
애널리스트나 이코노미스트 등 전문가그룹은 기업들이 부채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사채 신규발행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이 더욱 한산해 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최대 전화회사인 프랑스텔레콤은 이날 2002년 말 현재 부채를 680억유로(730억달러)로 줄였다고 발표했고 유럽 최대 유틸리티회사인 RWE도 2000년 이후 발행한 회사채가 260억달러이며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레디아그리콜애셋매니지먼트에서 유럽 회사채를 담당하는 러셀 버스트는 “올해 회사채 발행은 지난해의 30% 정도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채 차환발행 수요는 있겠지만 이것만으로 지난해 발행규모 수준을 유지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발행물량은 이보다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할 수도 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채권애널리스트 마리온 소퍼와 JP모건체이스의 유럽 회사채담당 수석애널리스트 캐더린 맥코믹은 신규발행이 37% 가량 감소할 수 있다고 했다.
유럽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다. 유럽연합은 유럽 경제가 올해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은 이미 지난해 4분기에 경제가 뒷걸음칠 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의 유럽채권담당 수석애널리스트인 사이드 사파리는 “기업들은 자본지출을 줄였고 차입을 늘릴 필요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국면에서는 돈을 빌려봐야 쓸 곳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기업들은 부채를 줄이는데 더 관심이 있고 자본재를 사거나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을 끌어올리려는 기업의 노력도 회사채 발행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신용수준을 높이려면 부채를 줄여야 하고 회사채 신규발행은 자제해야 하기 때문. 상황이 최악이었던 지난해 유럽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조정건수는 상향조정보다 5배 많았다. 올해는 더 나빠졌다. 현재까지 등급이 나빠진 경우가 8배 많다. S&P에 따르면 지난해 알카텔 에릭슨 등을 포함해 14개 유럽 기업이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추락했고 24일에는 로얄 아홀드의 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향조정됐다.
JP모건의 채권 투자전략가 매트 킹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올해 유럽 회사채 발행이 지난해보다 7%가량 줄어들 것으로 본다. 그러나 그 조차도 “올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유일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차환발행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종철 기자 kjc01@epayg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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