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기존 영업 조직과 구분되는 신판매채널 도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명히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이다. 정보통신의 발달에 힘입어 고객은 더 싼 제품을, 회사입장에서는 이러한 신채널을 활용해 마진폭을 늘리는 데 주력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2003년 8월 전면 도입되는 ‘방카슈랑스’와 비견될 만큼 신판매채널은 보험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직판채널은 자동차보험을 비롯한 화재, 의료, 생명보험 등에서 새로운 판매채널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다.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자동차보험의 우량계약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던 직판보험사는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보험 영역에까지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판보험사의 경우 시장 진입 초기에는 정밀한 언더라이팅에 의한 가격경쟁력을 갖고 우선 전보험계약자의 30~50
%를 차지하는 우량계약자를 획득한 후 고리스보험계약자에게 그 시장을 넓혀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의 전문판매사 양성을 통한 신판매채널 강화는 엄연히 기존 조직과 구분되는 판매채널이지만 고객과의 직접 대면과 함께 판매 수당이라는 사업비를 감안하면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이로인해 CM, TM 처럼 새로운 개념의 판매채널이야말로 보험사들이 지금부터 대비해야 하는 당면과제라 하겠다. 하지만 국내 보험업계에서는 판매조직과의 마찰 등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 발빠른 도입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대부분의 생명보험사들이 최근들어 TM조직을 강화하고 전용상품판매 비중을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전체 상품 판매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 본사내에 TM조직을 두지 않고 대리점의 오프라인 판매방식과 병행, TM영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자동차보험상품을 취급해 직판보험에서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들도 신채널 부서를 강화하고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자료 수집 등 세부적인 검토작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TM, CM 등으로 대변되는 신판매채널이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새로운 것에 적응이 빠른 나라에서는 더욱 더 간과할 수 없는 대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10월부터 상품 판매에 들어간 교보자동차보험만 봐도 이러한 전문가들의 지적은 기우가 아닌 것 같다.
영국에서는 최대의 직판보험사인 다이렉트 라인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직판사가 손해율과 사업비율이 업계평균보다 10%이상 높았다. 이는 후발 직판보험사의 경우 우량 계약자의 선택의 폭이 적어 불량계약자에 의한 손해율이 상승한데 따른 것이다. 즉 다이렉트 라인사가 후발 직판 보험사들이 높은 손해율과 사업비로 수익이 악화되는 데도 불구하고 최고의 직판 보험사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1985년 설립 이후 이미 초기투자비용의 회수가 가능하게 된 것은 물론 초기에 시장 선점에 따라 무사고 우량보험계약자만을 타깃으로 영업을 펼친 데 따른 결과다.
다이렉트사는 이 기간을 5년으로 잡았으며 계획대로 처음 5년간의 고객들이 최근 충성심 높은 잠재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사례를 보더라도 최근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교보자동차보험이 현재 일일 판매건수가 200건이든 300건이든 판매건수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교보자동차보험은 5년 동안 전체 자동차보험시장 점유율의 5%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문제는 다이렉트사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5년 후 이들 고객이 가져올 기하급수적인 고객 유인효과다. 보험산업의 선진성을 따지기 전에 보수적인 영국보다 폭발적인 인터넷이 확산 추세에 있는 한국의 경우는 더욱 빠른 속도로 신채널이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장 위협에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는 것. 일부에서는 신채널을 기존 조직과 병행해 나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벽이 상존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사1가격을 원칙으로 하는 1사1요율제와 범위요율 폐지가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손보사들이 오프라인 조직과 보상 서비스 강화로 맞서기에도 벅찬감이 있다.
이로 인해 판매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회사 출자로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해 TM, CM 상품만을 취급하게 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보험사의 자회사 투자 한도가 상향조정된데다 판매회사와 자산운용사까지 자회사에 포함되는 등 법적인 문제도 해결돼 이 대안은 기존 조직과 신채널강화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보험사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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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훈 기자 jh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