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제의 핵심은 주식시장에 대한 규제는 선물시장에 대한 규제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전자가 투자가보호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후자는 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맞춘다. Zero-sum 게임 시장인 선물시장에서 90% 이상의 투자가들이 손실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존속시키는 이유는 이 시장은 투기자들이 제공하는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리스크를 헤징하려는 헤지를 위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물시장에서의 규제는 투자가 보호가 아니라 시장유동성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는데 맞추어진다.
지난 몇 년간 코스닥에 대한 규제당국의 행태는 선물시장 규제와 유사했다. 코스닥 등록이 매우 쉬웠고 그 결과 코스닥을 통한 회수구조, 즉 벤처투자자금의 신속한 회수가 가능하게 된 점이 벤처캐피털과 벤처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가져온 핵심요소중 하나였다.
코스닥에 대한 규제의 초점이 등록신청기업에 대한 엄격한, 그리고 탄력적이지 못한 심사를 통한 투자가 보호 측면으로 옮겨가면서 코스닥을 통한 회수는 매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벤처산업으로 몰려들던 자금의 흐름은 급격히 위축되었고 벤처캐피털과 벤처기업들은 심한 타격을 받았다.
이러한 현실 타개를 위해 코스닥에 대한 규제방향을 과거로 회귀하자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벤처기업들과 벤처캐피털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시점까지 코스닥을 대체 또는 보완할 수 있는 회수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음성적 자금을 벤처산업으로 유인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의 결과로 급조되어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많은 벤처캐피털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이는 매우 중요하다.
대안적 회수구조로서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아래에 위치하는 새로운 주식시장의 창설(제3시장의 완전한 구조조정이 대체안이 될 수도 있다)과 M&A시장의 개발을 들 수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의 벤처기업중 60% 이상이 주식시장 상장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시너지가 있는 대기업과의 M&A를 통해서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M&A시장을 생존하기 힘든 벤처기업들을 위한 마지막 피난처로 치부하는 잘못된 인식을 교정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