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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보유여성 120만명 시대…잠수타는 ‘에듀업원격평생교육원 플래너’ 주의보

주현태 기자

gun1313@

기사입력 : 2025-07-23 10:08

정부·지자체 다양한 행정에도 경력보유여성 민간기업 채용 연계 낮아
대안책으로 원격평생교육원 플래너와 계약…잠수 피해사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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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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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영희(가명·36)씨는 두 아이 엄마다. 이제 결혼 6년차. 결혼과 동시에 임신을 하면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대기업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그룹에 소속돼 있어 나쁘지 않아 평생 직장을 꿈꾸기도 했지만 들끓는 모성애를 이기지 못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제 둘째도 어린이집을 다니자 가계에 도움이 되고자 다시 직장생활을 고려하기로 했다. 경력 단절로 인해 새 직장이 쉽게 구해지지 못하자 찾은 곳이 원격평생교육원이다. 자신의 능력을 키워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취지였지만, 학위 신청 과정에서 원격평생교육원 플래너는 잠적했다. 영희씨는 육아문제로 취업하기 정말 힘든 세상인데, 믿고 맡겨달라고 했던 원격평생교육원 플래너가 잠수는 물론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대체 누구한테 이 억울함을 풀어야 하나요라고 토로했다.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 국내 15~54세 기혼여성 121만명이 결혼·출산·육아·돌봄 등 이유로 노동시장 이탈한 경력보유여성으로 확인됐다.

경력보유여성은 단순히 ‘일하지 않는 여성’이 아니라,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백기와 제약 요인으로 인해 노동시장으로의 복귀가 어려운 구조적 문제의 상징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경력보유여성의 재도약을 위해 ▲재취업 지원 확대 ▲일·가정 양립 인프라 강화 ▲현장 맞춤형 훈련 등 입체적 정책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자체의 경우 서울시는 ‘맘편한 일자리’ 프로그램과 공공기관 인턴 연계 사업을 운영 중이며, 전문자격 보유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서울우먼업 인턴십’은 화상면접과 장기현장실습이 결합된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기초 지자체로는 마포구가 마포직업소개소를 운영해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특화된 취·창업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마포구는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와 연결해 경력단절 여성들이 실질적인 취·창업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돕고 있다. 서초구는 전국 최초로 여성일자리전문 사회적기업인 서초여성일자리주식회사를 설립, 플랜테리어·재능 플랫폼·카페 운영 등 지역 기반 창업형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다만 공공 교육 대부분이 공공부문에 집중되며, 민간기업의 채용 연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원격평생교육원이 사회복지·보육교사 등 온라인으로 취득할 수 있어, 경력보유여성들에게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원격평생교육원이 사회복지·보육교사 등 온라인으로 취득할 수 있어, 경력보유여성들에게 눈길을 끌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 온라인 통해 사회복지사·보육교사 등 자격증 확보할 수 있는 원격평생교육원 ‘눈길’

지자체의 낮은 채용연계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기관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다. 진흥원은 평생교육 진흥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대표적인 운영 사업으로는 ▲평생교육사 자격제도 운영 ▲학점은행제 ▲독학학위제 ▲평생학습계좌제 ▲평생교육바우처 ▲성인문해교육 등이다.

특히 학점은행제는 학교 밖에서도 학점을 모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사회복지사·평생교육사·보육교사 등의 자격증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제도가 공적 일자리와 민간 취업간 연결고리 역할 수행하면서, 수많은 경력보유여성의 취업 입문단계로 평가되기도 한다.

학위과정은 정식 인가 받은 교육기관(오프라인·온라인수업)에서 강의를 수강, 학점을 채우고 매년 1·7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학위를 신청한 뒤 수령하게 된다. 문제도 있다. 이 제도가 일반적인 대학과 진행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출산·육아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력보유여성에게는 복잡한 과정을 필연적으로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상담 및 과정 안내를 도와주는 원격평생교육원의 플래너(학습설계상담사)다. 플래너는 수강신청 단계부터 학습 진행·상담 등 학위신청에 관련한 일정까지 빠르게 안내 받을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었다. 모든 과정을 플래너 덕분에 쉽게 학위를 취득한 사례가 무수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영업맨들을 플래너로 포장 후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피해자는 “소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에듀업원격평생교육원의 플래너는 모든 과정에서 본인이 안내를 해주겠다고 믿음을 줬다. 이후 수많은 사이트에서 회원가입을 시키고, 할인받을 수 있는 쿠폰 제공, 학비 과정을 알려줄 때는 빠르게 안내를 해줬다”며 “문제는 학위신청이 마무리되는 시기에 안내는커녕 해외에 있다면서 잠적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플래너를 믿고 학위과정을 진행했던 것만큼 기본적인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해당 원격평생교육원·진흥원·플래너·소개를 해준 지인 등에게 급하게 지원을 요청했다”며 “학위 신청이 마무리되는 당일날 겨우겨우 신청할 수 있었다. 지인의 언질이 없었다면, 5개월을 기다려야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미리 찾아보지 못한 내 잘못도 있지만, 이런 잠수를 타는 플래너와 그를 품고 있는 에듀업원격평생교육원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피해자가 확보한 음성기록에 따르면, 잠적한 플래너로 인해 교육생 명단이 일부 누락됐고, 이 누락된 피해자는 더 있다.

이와 관련해 에듀업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HS교육그룹은 한국금융신문에 “광고문의 때문에, 전화한 것이냐”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후 연결된 다른 관계자는 “제보자가 학위신청을 결과적으로 했는데, 무슨 피해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이후 해당 관계자에게 ‘HS교육그룹의 공식적인 플래너 지침’ 자료를 문의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사설 플래너 피해 급증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문./사진=국가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

사설 플래너 피해 급증으로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문./사진=국가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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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평생교육진흥원 "사설 플래너의 잘못된 정보로 인한 피해 급증…구제방법 없어"

일부 수강생들은 ‘플래너는 복불복’이라고 평가한다. 책임감이 있고 꼼꼼한 플래너들이 있는 반면,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플래너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정규직이 아니라 외주나 위탁 형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 감독이 느슨할 수 있다. 이에 성과업무로 인해 초기 응대만 친절하고, 이후 소극적인 사례가 많다고 평가된다. 또한 한 플래너가 수많은 인원을 관리하는 만큼 누락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플래너도 문제다. 이는 결국 ▲과목 신청 시기 안내 누락 ▲과제·시험 일정 미고지 ▲연락 두절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기준 미달인 과정 안내 ▲잘못된 정보 등을 초래해 수강생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학위신청 희망자가 기간 내 신청을 못했다면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무조건 몇 달을 기다려야 한다”며 “사설 플래너와 관련된 피해자가 많아지는 추세다. 몇 피해자는 공공기관인 진흥원에 화를 내고, 소송을 준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플래너가 있는 만큼, 학습설계상담과 학점인정 등 학점은행제 콜센터를 통하는 게 좋다”며 “이 과정이 아니라면, 학위과정에서 피해를 보더라도 공공기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공지사항을 통해 ‘사설 플래너 상담이용 주의’ 안내를 하고 있는 중이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한 사회복지사는 “플래너의 잘못된 정보로 사회복지사 실습과정을 두 번이나 치른 적이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취업을 준비했던 상황이었던 만큼 힘든 시간이었다”며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플래너를 사람들과 연결해주는 것은 힘들게 취업 자리를 알아보는 사람들을 돈으로 취급하는 것밖에 안된다”고 비난했다.

이 사회복지사는 “플래너를 잘 만나는 운이라고 단순 치부하기에는 피해가 너무 다양한 것 같다”며 “그들을 맹신하기보다는 조금씩 체계적으로 진흥원의 절차를 따른다면,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얻는 것은 물론 비용절약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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