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지난 2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MBK파트너스 검사 결과 조치안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제재심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법원의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하루 앞두고 심의를 종결했다. 금감원은 제재 수위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11월 MBK에 사전 통지한 것으로 알려진 직무정지 포함 중징계안이 유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3일에는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대한 실현 가능한 자금조달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즉시항고 기한인 이달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 자금 확보 방안을 제출하면 회생절차 연장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홈플러스는 전국 67개 영업 매장의 임시휴업을 공지하면서 일제히 영업을 중단했고, 이어 홈플러스 노조와 진행하기로 했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의 면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 사실상 파산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이런 와중에도 MBK는 미국에서 고려아연 프로젝트를 앞세운 대외 행보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와 미국 테네시주 경제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호텔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투자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크루서블' 관련 리셉션을 개최했다.
행사 특성상 참석자들에게 사전에 초청장을 전달하고 일정을 조율해야 했다는 점과 현지 인사들이 초청장을 수령한 시기 등을 감안하면, 금감원 제재심과 법원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폐지 결정 등 일련의 상황 속에도 행사 준비와 진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행사에는 MBK 대표업무집행자인 윤종하 부회장을 비롯한 MBK·영풍 관계자와 미국 현지 로비업체 관계자, 테네시주 지역 인사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MBK와 영풍은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라고 소개하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와 관련한 협력 의지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MBK 행보의 적절성을 문제삼는 목소리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금감원의 제재 심사가 진행 중이었던 데다,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3일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한 이후 긴급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청산 우려와 홈플러스 근로자들의 생존권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MBK가 미국에서 투자 철학을 소개하는 홍보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이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노동조합과 면담하기로 했다 약속 당일인 14일 오전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통보하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졌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MBK가 미국에서 복수의 로비업체를 선임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MBK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 등을 통해 현재 스콰이어 패튼 보그스, 더 매키언 그룹, 체크메이트 퍼블릭 어페어스 등 미국 로비업체 3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셉션 등 미국 내 대외 활동과의 연관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MBK는 홈플러스와 고려아연 사안을 연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일부 매체 보도 등에 따르면 MBK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은 고려아연 투자 건과는 전혀 다른 투자사의 현안이며,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선의 해결책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성격과 주체가 완전히 다른 두 사안을 무리하게 연결해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영업 중단과 청산 위기, 노조와의 면담 불발, 정치권의 청문회 추진, 금융당국의 제재와 사법당국의 검사 등 MBK가 해결해야 할 국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다른 투자 기업과 관련한 대외 행사를 개최한 행보에 의아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기업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뒤 높은 가격에 매각하는 투자 활동이 본업이기는 하지만,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행보"라고 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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