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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비율 28%’ 고민 많은 롯데지주, 기대하는 소액주주 [저PBR 숨은그림찾기]

박슬기 기자

seulgi@

기사입력 : 2025-08-25 05:00 최종수정 : 2025-08-25 11:08

높은 자사주 비율, 저평가 원인 지목
소액주주들, 상법 개정안으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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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비율 28%’ 고민 많은 롯데지주, 기대하는 소액주주 [저PBR 숨은그림찾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강화한 상법개정안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상속세 인하 등 세제 개편 정책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서 ‘숨은 그림’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롯데지주는 발행주식의 27.51%를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다. 주요 기업 중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오는 9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통과 시 롯데지주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두고 롯데지주의 고민은 깊어가는 반면, 주주들은 소각을 통한 주가 상승 기대를 키우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입법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핵심 과제인 만큼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간 롯데지주에 자사주 소각 요구를 지속해왔던 소액주주들은 반색하고 있다. 최근엔 주주들 사이에서 자사주 비율이 높은 롯데지주를 두고 ‘자사주 대장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롯데지주, 자사주 많은 이유는
롯데지주는 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게 됐을까. 롯데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당시 롯데는 75만 개에 달하던 순환출자로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해 롯데는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4개 계열사를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투자부문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주사를 출범시켰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들고 있던 자기 지분이 롯데지주로 넘어오면서 자사주가 됐다. 즉, 주식 시장에서 사들인 게 아닌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렇게 생겨난 자사주는 롯데지주가 시장에서 저평가 받는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자사주가 ‘활용되지 못하는 자산’으로 인식되면서다.

이달 22일 한국거래소 기준 롯데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32배다. 국내 상장 지주회사 50여 개 평균 PBR이 0.62배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PBR은 주가가 자산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보다 낮으면 주가가 장부상 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지주처럼 자사주가 많은 경우, 장부상 자산은 크지만 실제 주주가치 제고에는 기여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영권 방어 및 승계 등 셈법 골몰
롯데지주는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자사주를 소각할지 매각할지 여부는 물론, 자사주 소각 시 발생하는 총수일가의 지배력 약화 및 경영권 방어 수단 부재 우려도 걸림돌이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에 대한 승계 등 살펴볼 부분이 많은 만큼 복잡한 셈법으로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롯데지주는 지주사 출범 이후 자사주를 줄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2018년 12월 보통주 1165만7000주를 소각한 데 이어 2021년 12월 우선주 1만5000주와 2022년 6월 우선주 3700주를 매각했다. 2022년 4월에는 우선주 18만2020주를 소각했다.

올 들어서는 3월에 자사주 15% 매각 계획을 공시했다. 이후 6월 롯데물산에 5%(약 1448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각했고, 10% 추가 매각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매각’은 정부가 추진하는 ‘소액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부분인 만큼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확산될 수 있어 부담이다. 앞서 롯데물산에 5%를 매각했을 때도 계열사를 통해 지배력을 확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9월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자사주를 강제로 소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계열사로의 자사주 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지배력을 강화해온 전략이 불가능해진다.

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롯데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도 걸려 있다. 한국 롯데지주가 롯데그룹의 정점이 아닌 만큼 한국 롯데의 독립성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만약 롯데지주가 자사주를 소각하게 된다면 한국 롯데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와의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이뿐만 아니라 자사주 소각으로 주가가 상승하면 신유열 부사장의 롯데지주 지분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신 부사장은 지난해 6월과 9월 그리고 12월, 총 세 차례에 걸쳐 총 1만6416주의 롯데지주 주식을 매수했다. 또 올해 6월에는 9507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현재 그의 지분율은 0.02%(2만5923주)다.

자사주 소각, 저 PBR 해결책 될까
올 들어 4월 한때 2만200원(종가 기준)까지 내려간 롯데지주 주가는 상법 개정안 통과 기대감에 7월 1일 3만150원까지 오르며 49% 뛰었다. ‘반짝’ 급등했지만 지금(이달 22일 기준)은 다시 2만6950원으로 내려온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자사주 활용 법안 통과 여부가 롯데지주 주가 향방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런 (지주사들의) 주가 조정은 실적 하향이나 펀더멘털의 구조적 약화가 아닌 투자심리 위축에 기인한 것”이라며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오히려 중장기 매수 기회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사주 매각이나 소각이 현실화되더라도, 근본적인 저평가 해소를 위해서는 자회사 실적 개선과 지배구조 개편 같은 구조적 과제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지주는 낮은 PBR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롯데지주는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의 실적을 개선해 투자 주식 가치를 높이는 한편 주주환원율 35% 이상, 중간배당 실시 검토, 자사주 소각 검토, 배당기준일 변경 추진,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율 80% 목표 등을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통해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주 활용 법안이 통과되면 단기적으로 주가 리레이팅(재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 회복, 일본과의 이원화된 지배구조 해소가 동반돼야 장기 저평가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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