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손보의 자동차보험 진출 제한이 내년 3월에 풀린다. 지난 2012년 농협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 분리)로 출범할 때 5년간 자동차보험 분야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제약이 걸린 바 있다. 전국 1133개 단위조합, 4400여개 점포를 두고 있는 농협손보가 자동차보험에 진출할 경우 손보업계의 타격이 클 것을 감안한 금융당국이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당장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관측이 대세다. 우선 자동차보험을 영위하기 위한 전산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는 분사 직후인 지난 2012년부터 3년 간 980억원을 들여 신보험시스템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여기서 자동차보험 항목은 제외돼 상품판매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신보험시스템 내에 자동차보험 항목을 포함시키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경우 2~6개월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 추가 개발이 아닌 기존 시스템을 보수하는 작업도 이뤄진다면 소요기간과 비용 모두 만만치 않다.
또 농협손보가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하려면 가입과 보상업무 담당인력이 전국적으로 최소 300여 명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 가입과 보상업무를 담당할 전문성을 갖춘 인력채용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보험 물차(대물)와 달리 대인업무는 외주를 주지 못하도록 돼 있어 전국적으로 영업을 하기 위해선 보상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300~400명 정도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농협손보는 현재 자동차보험을 취급하기 위한 전국 보상망 지역센터, 긴급출동 서비스와 시스템 구축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한동안 손해율 등 시장 추이를 파악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협손보 관계자 역시 “제한이 풀리는 내년 3월 이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보상인력 채용과 시스템 구축 등 준비작업과 인허가를 위한 금융위원회 신고가 선행돼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