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사라진 ‘전·월세’를 찾습니다](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8211638510179708579a301612411124362.jpg&nmt=18)
서울 성북구 돈암동과 정릉동에는 매우 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있습니다. 한 건설사 브랜드가 독점한 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돈암힐스테이트, 정릉e-편한세상2차, 돈암코오롱하늘채, 정릉스카이쌍용, 돈암브라운스톤, 정릉우성아파트, 일신건영휴먼빌, 돈암더샵, 한신한진, 정릉꿈에그린, 한화포레나정릉1단지, 돈암대성유니드 등등이 모여 있고 미아리고개 너머로 돈암삼성, 길음역금호어울림센터힐 등이 있습니다. 일부러 겹치는 건설사 브랜드는 생략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아파트들이 있는데, ‘전세’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는 첫째 아이 친구네는 원주인이 직접 들어와 살겠다고 해 갑작스레 집을 구하게 됐습니다. 당연히 계약 연장인줄 알고 있었다가 날벼락을 맞게 된 것이죠.
문제는 같은 단지에 ‘전세’가 씨가 말랐다는 겁니다.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전에 집을 보고 오후에 계약을 결심했는데, 그 사이 다음으로 집을 본 임차인과 계약을 맺으면서 물건이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월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다른 친구네는 갑자기 인근 다른 아파트 전용 114㎡로 이사를 간다고 했습니다. 슬하에 자녀가 2명으로, 84㎡에 살고 있었는데 왜 큰 평수로 가나 싶었죠. 들어보니 초등학생인 두 아들이 전학을 가지 않고 계속 다니기 위해 근처 아파트를 알아보니 전세 매물이 딱 그거 하나였답니다.
실제로 필자가 아파트 단지별 전·월세 정보를 찾아보니 대부분 없었습니다. 4509가구로 성북구 최대 단지인 한신한진에는 전·월세가 있었지만 10여건에 불과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을 살펴보면, 지난 1월 1일부터 4월 22일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은 전세 물건이 사라진 구는 노원구입니다. 686건에서 189건으로 72.5%가 빠졌습니다. 이어 중랑구(-70.6%), 금천구(-68.0%), 강북구(-64.7%), 구로구(-61.5%) 순입니다.
월세는 구로구(-54.6%), 도봉구(-46.9%), 서대문구(-46.4%), 동작구(-45.6%), 동대문구(-43.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전·월세가 없어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됩니다. 5월 9일 이후에 아파트를 팔 경우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가 추가로 세금이 부과됩니다.
양도세란 개인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에 관한 관리를 양도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과세대상으로 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합니다. 과세대상 부동산의 취득일로부터 양도일까지 보유기간 동안 발생된 이익에 대해, 일시에 양도시점에 과세되죠. 매도 금액에서 매수 금액과 필요 경비를 제외한 금액이 양도차익이 됩니다. 필요 금액은 ▲취득세 ▲중개수수료 ▲법무사 등기비용 ▲정부수입인지 ▲매수자가 부담한 전 매도인의 양도소득세 ▲취득관련 소송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아파트 확장 ▲샤시 교체 ▲시스템 에어컨 설치 ▲보일러 교체 등도 항목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은 모르는 독자들도 많을텐데, 영수증을 잘 보관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손해를 보고 팔았다면 양도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또 한 가구가 1주택을 보유한 경우 2년 이상 보유했다면 과세되지 않습니다. 다만 12억원 초과 고가주택은 제외됩니다.
1주택을 보유한 입장에서 전세를 주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예컨대 성북구에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중계동 은행사거리나 목동, 대치동에 전세로 집을 구하는 거죠.
대부분 전세는 2주택자 이상인 경우가 많죠. 다주택자들이 내놓던 전세나 월세 물건이 매물로 나오니 전·월세 씨가 마르는 거죠.
규제 지역 아파트 담보 대출 만기 연장 중단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수도권·규제 지역 아파트 담보 대출 연장을 전면 중단하고 있습니다. 정부 추산으로 서울과 과천, 분당 등 경기도 12개 지역 소재 7500가구가 대상입니다. 당장 현금이 없다면 대출을 갚기 위해 집을 내놓아야 합니다.
‘버티기’를 하는 다주택자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 경우 임차인에게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늘어난 세금을 위해 보증금이나 월세를 크게 올리는 거죠. 전·월세가 없는 상황에서 임차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인에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월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가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적어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X에 올린 글. /사진=이재명 대통령 X 캡처
그래서 서민들을 위해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보호해야 한다구요? 그러면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지금보다 더 늘리면 서민주거가 안정되나요? 그건 아니지만 지금이 최적 균형상태라 늘리지도 줄이지도 말아야 하나요?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가 집을 팔면 전월세 공급도 줄겠지만 그만큼 무주택자 즉 전월세 수요도 줄어듭니다. 공급만큼 수요도 동시에 줄어드는데 전월세 공급축소만 부각하는 건 이상합니다 오히려 주택 매매시장에 매물이 증가함으로써 집값이 안정되고 그에 따라 전월세가도 안정된다는 것이 훨씬 더 논리적입니다.
현 상태에서 대규모 추가 특혜를 주어 주택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가 대폭 늘어나면 집값(그에 연동되는 주택임대료)이 오를까 내릴까 생각해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다주택과 임대사업을 압박하면 전월세 부족으로 서민주거 불안이 심화된다는 주장은 집값 상승과 전월세 부족의 주요 원인인 다주택과 주택임대사업을 비호하는 기적의 논리입니다.
정치란 원래 이해를 다투는 것이라 일부 정치인들이 지지 또는 소속 집단의 이익을 위해 이런 억지 주장을 하는 것이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중립적으로 정론직필해야 할 언론들 중 일부가 전면에 나서 이런 억지주장을 하며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필사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더나은 세상을 향한 대도약과 더불어, 비정상의 정상화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이 정부가 추진하는 필생의 과제입니다.
불법, 편법, 특혜, 부조리 등 온갖 비정상을 통해 소수가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힘없는 다수가 그만큼 손해를 보는 일이 계속되는 한 국가발전과 국민행복공동체 건설은 공염불입니다.
수많은 정상화 과제중의 으뜸은 부동산투기 청산입니다. 부동산투기근절을 통한 정상국가로의 복귀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대 국가과제입니다.
공동체를 해치는 작은 사익을 버리고, 더 나은 내일의 대한민국을 향한 길에 함께 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이 대통령의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만, 전·월세 공급이 줄어든 만큼 무주택자들의 전·월세 수요가 줄어든다는 해석은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주택자들이 시장에 나온 매물을 바로 사기 어렵기 때문이죠. 전·월세로 살던 사람들이 곧바로 매물로 나온 집을 살 수 있었다면, 전·월세를 구하기 전에 매입을 했겠죠.
정부부터 이미 임대주택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최대 주택임대사업자가 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입니다.
LH공사가 주택 임대를 하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서죠. 물론 LH공사의 임대주택과 민간 아파트의 임대와는 차이가 있지만 ‘집을 사지 못하는 이들의 주거 사다리’라는 개념에서는 비슷합니다.
이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매매시장에 매물이 증가하고, 이를 임차인들이 사기 위해서는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집값 안정’이라는 이유로 대출 규제를 대폭 늘렸습니다. 임차인들이 사고 싶어도 대출을 받지 못해 매수할 수 없는 상황이죠.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A라는 사람이 서울 외곽 또는 경기도에서 전·월세로 살고 있었습니다. A는 열심히 돈을 모으고 최대한의 대출을 받아 다주택자가 내놓은 ‘in 서울’ 아파트를 샀습니다. 그럼 서울 외곽 또는 경기도에 빈집이 생깁니다. 그 집을 누군가가 채운다면 또 다른 곳에 빈집이 발생합니다.
저도 당연히 부동산 ‘투기’는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투기’와 ‘투자’는 분명 구분돼야 합니다. 아파트를 두 채 갖고 있는 사람이 매도를 통해 얻는 이익이 부당한가요? ‘부의 축적’은 전 인류의 공통된 관심사죠. 이재명 대통령께서 내건 ‘코스피 5000’ 공약은 이미 실현이 됐습니다. 주식으로 수익을 내는 건 좋은 일이고, 부동산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건 투기인가요?
‘주식 중독’도 도박중독에 일종입니다. 국민체육진흥기금 사행산업중독예방치유계정으로 운영되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게시판 상담에는 ‘주식과 가상화폐로 가족들이 고통받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글쓴이는 “수 년에 걸쳐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로 빚지고 들통이 났다”며 “(가족들이)굉장히 힘들어 하지만 아직까지 제가 제정신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치유를 권해 직접 글을 올려본다”고 본인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깡통 전세’ 등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음에도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임대인들에 대한 제재는 있어야 하죠. 정부가 진정으로 전 가구 ‘1주택자’를 원한다면 무주택자들에 대한 금융 규제부터 풀어야하지 않을까요?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인데 전·월세는 사라지고 매물만 늘어난다면 과연 무주택자들이 기뻐할까요? 아마 아닐겁니다.
권혁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khk0204@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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