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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햄·만두 등 가공식품 가격도 오르나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9-18 15:41

작년부터 비축분 늘려...단기적으론 인상 계획 無
"ASF 확산 시 돼지고기값 구제역 사태 수준 상승"

돼지농장 축사. /사진제공=대한한돈협회

돼지농장 축사. /사진제공=대한한돈협회

[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국내 발병으로 식품업계가 초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산 돼지고기를 원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햄, 만두 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농림축산부는 ASF 의심 신고가 접수된 연천군 양돈 농가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했다고 밝혔다. 전날 파주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나온 두 번째 사례다. 정부는 파주와 연천을 비롯해 포천, 동두천, 김포, 강원도 철원 등 6개 시·군을 ASF 중점관리 지역으로 지정했다.

ASF 국내 첫 확진 판정 직후부터 돼지고기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전날 국산 돼지고기 경매가격은 32.4% 급등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관련해 "가축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단기간 물량 부족을 우려한 중간도매인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들은 ASF 국내 발병으로 위기의식이 팽팽하다. 폐사 등으로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ASF는 돼지과 동물에 한해 전염돼 인체에 무해하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육가공식품에 대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가격 인상 등이 우려되는 식품은 대표적으로 햄과 만두 등이다.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대상 등은 햄 제조시 국산과 수입산 돼지고기를 일정 비율 섞어 쓴다. 냉동만두의 경우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75%, 해태 '고향만두'는 100% 국산 돼지고기를 활용해 제조하고 있다. 돼지고기를 주 원료로 쓰는 가정간편식(HMR)도 많다. 대표적으로 CJ제일제당의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85.12%, 오뚜기의 '한입쏙쏙 미트볼'은 69%가 국산 돼지고기다.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대형 식품사들은 당장의 가격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육가공식품을 다루는 업체들은 통상 6개월 분량의 돼지고기 비축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 ASF 국내 발병 가능성이 지난해부터 예고됨에 따라 그간 비축 물량을 2배 가까이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봄부터 돼지고기 비축분을 늘려왔다"며 "단기적으로 공급 불안정의 위협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SF가 확산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위험지역이라는 게 작년부터 분석된 것이라 업체들이 비축분을 늘려온 건 사실"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괜찮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엔 원재료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져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0~2011년 구제역 사태 당시 공급 부족으로 국산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자 햄과 만두, 냉동식품의 가격이 5~10% 가량 인상된 바 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으나, 이는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돼지고기 수요 감소에 따른 시세 하락은 단기적 현상"이라며 "결국 수요는 회복될 것이고, 그때는 공급부족으로 시세가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돼지는 원종돈(씨돼지)에서 시작해 우리가 먹는 비육돈까지 기르는 데 약 3년의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수급이 안정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ASF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2010~2011년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SF는 치사율은 높고 치료제는 없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지난해 8월 아시아 최초로 중국에서 발생한 이후 올해 몽골과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 등으로 확산됐다. ASF가 발생한 국가는 9월 기준 총 51개국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현재까지 폐사하거나 살처분된 돼지가 100만마리가 넘는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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