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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실적 오르는데 PBR은 제자리…자산재평가 ‘발목’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9-07 00:00 최종수정 : 2026-09-07 11:29

자산 재평가로 순자산 15조 원대
순자산 못따라가는 주가에 PBR↓

롯데쇼핑, 실적 오르는데 PBR은 제자리…자산재평가 ‘발목’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국내 유통업계 ‘맏형’인 롯데쇼핑이 오랜 부진을 털어내고 지난해부터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백화점과 해외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며 전체 실적을 견인하면서다.

하지만 긍정적인 실적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과 다르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산재평가로 순자산이 크게 늘어난 반면 주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6일 롯데쇼핑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지배기업 소유주지분은 15조3021억 원이다.

이를 발행주식 수 2828만8755주로 나눈 주당순자산(BPS)은 약 54만923원이다. 4일 종가기준 10만7500원을 적용해 계산한 PBR은 약 0.20배다. 시가총액은 3조410억 원으로, 장부상 순자산 가치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산재평가로 불어난 순자산

롯데쇼핑의 순자산이 크게 불어난 것은 2024년 말, 15년 만에 실시한 토지 자산재평가의 영향이다. 롯데쇼핑은 당시 토지 장부가액을 8조2686억 원에서 17조7351억 원으로 높여 9조4665억 원의 재평가 차액을 반영했다. 이에 연결 자본총계는 2023년 말 10조8364억 원에서 2024년 말 17조336억 원으로 57.2%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졌다.

자산재평가는 자본을 확충하고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롯데쇼핑의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동시에 PBR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왔다. 통상 오프라인 점포와 토지 등 부동산 자산을 많이 보유한 유통기업은 PBR이 낮게 형성되는데,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로 인해 저PBR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결국 관건은 늘어난 순자산만큼 주가가 상승하느냐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눠 산출하기 때문에 순자산이 크게 늘어날 경우 주가가 같은 폭으로 오르지 않으면 낮아질 수밖에 없다. 롯데쇼핑의 자산재평가는 재무구조를 개선했지만, 주가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PBR을 낮은 수준에 묶어두는 ‘발목’으로 작용한 셈이다.

주가가 아예 오르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해 실적이 개선되면서 롯데쇼핑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연말 7만2500원으로 마감한 롯데쇼핑 주가는 호실적에 힘이어 올 들어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타다 6월 17일 20만35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더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반전, 현재는 10만 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 반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났다.

실적은 회복했지만…지속성·자본효율성은 ‘물음표’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470억 원으로 전년보다 15.6% 증가했다. 매출은 1.8% 감소한 13조73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666억 원, 34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31.8% 늘었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올해 2분기 롯데쇼핑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9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1.2%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 1133억 원을 20.6% 밑돌았다. 일회성 비용의 영향이 컸지만 백화점 패션 매출의 회복 지연과 인도네시아 할인점 부진 등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를 남겼다.

증권사들도 실적 개선 추세에는 동의하면서도 향후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다.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롯데쇼핑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는 각각 23만 원에서 21만 원으로, 22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은 롯데쇼핑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8150억 원에서 7666억 원으로 5.9% 낮췄다. 백화점 패션 매출의 더딘 회복과 인도네시아 할인점의 부진을 반영한 결과다. 교보증권 역시 실적 전망치와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함께 내렸다. 다만 두 증권사 모두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적과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방향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주주환원 강화에도 낮은 자본효율성 ‘고민’

부진한 주가 한편에서 롯데쇼핑은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최소 주당배당금(DPS) 3500원과 주주환원율 3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에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도입했고, 연간 DPS를 2024년 3800원에서 2025년 4000원으로 높였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154%로 회사가 제시한 목표를 웃돌았다.

올해에도 2년 연속 중간배당을 실시하며 주당배당금을 지난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확대했다. 중간배당 총액은 약 368억 원으로 전년보다 8.3% 증가했다. 실적 개선에 배당 확대까지 더해졌지만 주가는 상승 흐름을 유지하지 못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낮은 자본효율성이 꼽힌다. PBR이 상승하려면 자산 규모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전망한 롯데쇼핑의 올해 ROE는 2.3%에 그친다. 지난해 0.3%보다는 높아졌지만 15조 원이 넘는 지배기업 소유주지분을 고려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자산재평가로 자기자본이 크게 늘어났지만 이를 활용해 창출하는 이익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실적 회복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치지 않고 확대된 자본 규모에 걸맞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이 실적에 비해 과도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롯데쇼핑을 포함한 백화점 3사의 주가는 주식시장 조정과 함께 크게 하락했다”며 “급등했던 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소비심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 대비 현재 백화점 기업들의 주가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나 롯데쇼핑은 예상하지 못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투자심리가 훼손됐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현재보다 극단적인 주식시장 변동성이 발생하지 않고 환율도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시장의 우려와 달리 롯데쇼핑의 하반기 실적은 견조할 것”이라며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해도 롯데쇼핑의 주가 회복을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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