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서울의 한 CGV 모습. /사진=손원태 기자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GV는 지난 16일 파주야당점 영업을 종료했다. 앞서 CGV는 올 한 해에만 북수원점과 송파점, 창원점 등 국내 12곳의 영화관 문을 닫았다. 대내외 경기 불황으로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뚝 끊긴 영향이다. 올해에는 여름 성수기에도 대형 흥행작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1000만은 커녕 500만 영화(좀비딸)가 딱 한 편 나온 정도다.
실제로 올해 2분기 CGV가 운영하는 국내외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3338만 명) 대비 17.8% 떨어진 2744만 명에 그쳤다. 이에 올 상반기 CGV를 찾은 누적 관객 수는 전년 7044만 명에서 17.6% 하락한 5807만 명으로 나타났다. 비단 CGV만의 문제가 아니다. 넷플릭스를 주축으로 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콘텐츠 시장 무게추를 가져오면서 극장산업은 전반적으로 가라앉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조사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전체 관객 수는 7149만 명이다. 지난해 1~9월(9684만 명)과 비교했을 때 26.2% 적다. 국내 멀티플렉스 2·3위 업체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합종연횡에 나서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최근 3년간 국내 총 관객으로 봐도 상황은 심각하다.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극장산업이 기지개를 켜면서 국내 총 관객은 2022년 1억1281만 명에서 2023년 1억2514만 명으로 늘었지만, 곧바로 2024년 1억1945만 명으로 고꾸라졌다. 올해는 이마저도 무너져 1억 명선마저 깨질 전망이다.
CGV는 영화관 수를 서서히 줄여나갔다. 국내 기준 2023년 199개였던 영화관은 2024년 196개, 2025년 2분기 188개로 빠지게 됐다. 자연히 스크린 수도 2023년 1382개에서 2024년 1358개, 2025년 2분기 1295개로 감소했다. 지난해 CGV 멀티플렉스 사업 매출은 1조4764억 원으로, 전년(1조5004억 원) 대비 1.6% 내려갔다. 올 상반기에는 멀티플렉스 매출이 전년 7465억 원에서 10.2% 준 6701억 원에 멈췄다. 해를 거듭할수록 극장사업이 점차 힘을 잃는 모습이다.

CGV 다면 스크린 특별관 'SCREENX' 이미지. /사진=CJ CGV
이보다 앞서 CGV는 지난 2009년 1월 세계 최초로 오감 체험 특별관인 ‘4DX’를 내놨다. 특수 환경 장비와 모션체어가 만나 영화 속 캐릭터가 겪는 상황이나 환경을 극장에서 그대로 구현했다. 모션체어는 장면에 따라 움직이거나 진동을 주고, 바람이 불거나 물이 튀는 등의 효과를 냈다. 최근에는 향까지 나는 기술로 확장해 관객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CGV는 4DX에서 물, 바람, 안개, 비, 버블, 번개, 에어, 진동, 향기, 티클러, 눈 등 다양한 환경을 만든다. 4DX는 현재 전 세계 70개 국가에서 772개의 스크린을 운영 중이다.
CGV는 이러한 특별관을 단순 영화 상영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각종 스포츠나 콘서트 실황 중계 등에도 접목해 콘텐츠 전반을 아우른다. 이에 올 상반기 CGV 특별관 매출은 565억 원으로, 전년(428억 원) 대비 32.0% 증가했다. CGV의 특별관 사업을 담당하는 곳은 자회사인 CJ 4DPLEX다. CJ그룹은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CJ 4DPLEX 대표로 1990년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앉혔다.
방준식 대표는 지난 2018년 CJ 4DPLEX에 합류해 콘텐츠사업팀장과 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2023년 CJ그룹 임원급인 경영리더에 올랐고, 1년도 안 돼 특별관 사업을 이끌게 됐다. CGV의 지난해 기술관 매출이 2019년 대비 2배 이상 뛰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CGV가 국내를 넘어 공격적으로 특별관 수출에 나선 결과다.
CGV는 지난달 글로벌 4위 멀티플렉스인 ‘시네마크(Cinemark)’와 특별관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CGV는 전 세계에 시네마크와 SCREENX 20개 상영관을 마련한다. CGV는 중남미지역에도 특별관을 수출,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포함해 CGV는 지난 2011년 ‘시네폴리스(Cinépolis)’를 시작으로, 2015년 ‘시네월드(Cineworld)’와 2022년 시네마크, 2025년 ‘AMC(AMC Entertainment®)’ 등 글로벌 멀티플렉스 업체들과 차례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모두 글로벌 5위권(1위 AMC, 2위 시네월드, 3위 시네폴리스, 4위 시네마크, 5위 CGV) 멀티플렉스 업체들이다.
CGV는 현재 SCREENX와 4DX를 합쳐 전 세계 1200여 개의 특별관을 운영 중인데, 이를 오는 2030년까지 2000여 개로 넓힐 예정이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