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기업들의 중복상장비율(상장 자회사 지분 가치/모회사+자회사 시가총액)은 산술평균 기준 16.1%다.
가중평균은 11.4%로 중복상장에 해당하는 전체 규모는 무려 990조원이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약 6500조원)과 비교하면 15%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중 420조원 가량이 SK그룹 계열사인 SK와 SK스퀘어에 해당된다. SK와 SK스퀘어의 합산 시가총액(246조원) 대비 1.7배에 달한다. ‘SK→SK스퀘어→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이중 중복상장 구조에 최종 지배기업 특성이 더해지면서 SK스퀘어 대비 SK에 할인율 폭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LG·LS, ‘중복상장’ 뭇매 이력…여전히 답답한 주주들
LG그룹과 LS그룹은 중복상장 관련 이슈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곳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한 후 상장해 원성을 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부진이 더해지면서 LG화학 주주들은 이중고를 겪었다.LG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자회사 가치(중복상장 기업 기준)는 총 100조원이다. 이들 모기업의 합산 시가총액(약 71조원) 대비 1.4배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LG화학과 LG의 합산 자회사 가치가 약 90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LG화학 시가총액은 약 20조원이며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가치는 약 66조원이다. 대부분의 가치 괴리는 여전히 LG에너지솔루션에 집중돼 있다.
LS그룹은 에식스솔루션즈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구자은닫기
구자은기사 모아보기 LS그룹 회장 발언이 논란이 됐다. ‘상장 후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는 말은 투자자들이 발을 돌리기에 충분했다. 주주환원 자체에 대한 그 어떤 기대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LS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한 자회사 가치는 약 16조원이다. SK그룹, LG그룹과 비교할 때 규모는 현저히 작지만 모회사 합산 시총(약 12조원)을 상회한다.
이미 그룹 계열사들이 자회사 가치조차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상장은 그 자체로 주주들의 불만을 증폭시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구자은 회장 발언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격이었다.
HD현대, 자회사 지분 가치 시총 대비 1.6배…주주환원 절실
그룹 계열 자회사 지분 가치 합산이 10조원이 넘는 기업 중 모회사 시총 합산을 뛰어넘는 곳은 SK, LG, LS 그리고 HD현대그룹 등 총 4곳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중복상장 논란 중심에 항상 서 있었다는 것이다.HD현대그룹은 HD현대로보틱스를 지난 2020년 HD현대에서 물적분할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HD현대그룹 자회사 합산 지분 가치는 약 26조원, 각 모회사들의 시총 합산은 17조원이다. HD현대일렉트릭,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마린솔루션 등이 선전하면서 모회사인 HD현대 가치도 상승했지만 ‘할인율’의 그림자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원칙적 금지, 예외적 허용’을 기준으로 하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 대상은 신규 상장 기업이지만 계열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반드시 돌아봐야 하는 것은 중복상장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지 여부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서 중요한 것은 결국 주주 설득이다. 주주들은 해당 기업 혹은 그룹의 과거 주주환원 정책 등을 바탕으로 찬성 혹은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 IPO가 사실상 막혔다는 생각은 기존 중복상장 해결을 위한 방안 또는 주주 설득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중복상장 중에서도 신규 상장에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정작 증시 디스카운트는 기존 중복상장된 기업들이 영향을 주고 있다”며 “중복상장이 불가피한 경우 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말보다는 각 그룹과 기업이 기존 중복상장 문제를 실제로 어떻게 해결하는지 확인해야 신뢰가 쌓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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