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폐지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즉시항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의 핵심 사유가 운영자금 부족인 만큼, 항고 기간 내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해 제출할 경우 원심 법원이 스스로 결정을 변경하는 ‘재도의 고안’ 절차를 통해 회생절차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폐지 결정일로부터 14일 이내라면 오는 17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홈플러스가 2000억 원을 마련하게 되면 회생절차가 재개, 1만 2000여 명 직원들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지만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협력사 4600여 곳 등 대규모 인력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최대주주 책임은 없고, 메리츠에만 의존하는 MBK
MBK는 법원이 회생절차를 폐지한 핵심 사유인 운영자금 2000억 원 조달 실패와 관련해 메리츠금융그룹의 추가 DIP(회생절차 중 신규자금) 금융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법원 판결문에도 MBK가 메리츠와 2000억 원 규모의 DIP금융 지원을 협의했지만, 메리츠는 김병주 MBK 회장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 원까지만 지원 의사를 밝히고 회생계획안 제출기한 연장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겼다.홈플러스와 MBK는 “대주주인 MBK와 김병주 회장이 1000억 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음에도 메리츠가 자금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며 “회생을 위해 마지막까지 지원을 간청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메리츠는 MBK와 김 회장의 연대보증을 전제로 1000억 원의 대출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했으며 추가 대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홈플러스와 MBK가 주장하는 김 회장의 보증 제공 의사와 관련해서도 정식 공문이나 확약서를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가 최대 채권자인 반면 MBK는 최대주주인 만큼 회생을 위해서는 최대주주가 먼저 실질적인 자금 지원에 나서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MBK는 지난해 9월 대국민 사과문에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며 “인가 전 M&A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향후 최대 2000억 원을 홈플러스에 무상으로 추가 증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회생절차 막바지까지 MBK가 약속한 2000억 원 규모의 직접 자금 지원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대신 홈플러스와 MBK는 메리츠의 2000억 원 규모 DIP금융 지원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최대주주가 직접 자금을 투입하기보다 채권자의 추가 금융 지원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계도 최대주주의 책임을 촉구하고 있다. 마트산업노동조합은 법원 결정 직후 “14일 안에 2000억 원이 마련되지 못하면 홈플러스는 청산 절차로 향하게 된다”며 “정부는 가능한 모든 긴급조치를 통해 회생 방안을 마련하고, MBK와 김병주 회장에 대해서는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김병주 회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손솔 진보당 대변인은 “MBK 김병주 회장은 알짜 매장을 팔아 사익을 챙기고, 최근 일본 시니어케어 기업 매각 등으로 수조 원의 자산을 굴리면서도 정작 홈플러스를 살릴 2000억 원은 끝까지 외면했다”고 질타했다.
정부도 긴급 지원…유통업계 덮친 ‘홈플러스 쇼크’
정부가 긴급 지원 대책을 내놨지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가 국내 유통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점포 축소에 따른 반사이익은 경쟁사들이 일부 가져가겠지만, 대형마트 시장 자체의 위축 흐름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나이스신용평가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에 따라 발생할 반사이익은 현재 발생하고 있는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홈플러스 67개점 추가 폐점에 따른 반사이익은 이마트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대형마트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026년 들어 대형마트 판매액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홈플러스의 영업 차질이 본격적으로 발생한 이후 대형마트 시장의 위축세도 한층 빨라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국내 대형마트 사업자들이 대형마트 시장 위축에 대응함에 따라 창고형 매장과 복합쇼핑몰 등 대체 유통채널의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3일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 주재로 홈플러스 관계기관 전담반 회의를 열고 근로자 생계안정과 협력 업체 지원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에게는 1인당 최대 2100만 원을 대신 지급하고 1000만 원 한도의 저금리 생계비 융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저소득 근로자에게는 최대 2000만 원의 생활안정자금을 빌려준다.
협력 업체에는 긴급경영안정자금 900억 원과 특례보증 3500억 원 등 총 44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한다. 정부는 지원 요건을 완화해 대상을 넓히고 소상공인 지원 한도도 기존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금리도 연 0.5%포인트 낮춘다.
업계에서는 결국 홈플러스의 운명을 결정할 변수가 최대주주인 ‘MBK의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MBK가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설지, 아니면 다시 메리츠의 지원에 기대는 전략을 이어갈지가 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은 기간의 핵심은 메리츠의 태도가 아니라 MBK가 시장을 납득시킬 수 있는 자금 조달 방안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결단 없이는 회생절차 재개도, 시장의 신뢰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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