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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인사 바꾸고 외부 들이고…롯데의 ‘위기 탈출’ 실험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7 16:24 최종수정 : 2026-06-18 10:37

'롯데맨' 대신 컨설팅·빅테크 출신 전면에 배치
성과 중심 수시 인사 본격화…실적 반등 시험대

롯데그룹이 최근 수시 인사를 통해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고 있다. /사진=생성형AI

롯데그룹이 최근 수시 인사를 통해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고 있다. /사진=생성형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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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이 인사 쇄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수시 인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이후 계열사 수장을 잇달아 교체하고 나섰다. 기존 ‘롯데맨’ 중심 인사 기조 대신 외부출신들을 중용하며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모습이다. 외부인재 수혈을 통해 실적 반등과 조직 혁신을 꾀하려는 롯데의 새로운 ‘인사 실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이사에 김종윤 부사장을 내정했다. 2022년 12월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끌어 온 남창희 대표는 임기 9개월을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수시 인사는 올 들어 지난 3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대표 교체에 이어 두 번째다.

코리아세븐과 롯데하이마트는 모두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계열사다. 수시 인사 체제 전환 이후 첫 대표 교체가 이들 계열사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성과 중심 인사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사업의 속도감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 체제에서 수시 임원인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롯데미래전략연구소와 대홍기획 등의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수시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수시 인사가 단행된 계열사는 총 4곳이다.

수시 인사 나침반, 외부인사 향했다

롯데가 새롭게 선임한 대표들은 모두 외부인사다. 이번에 롯데하이마트 대표로 내정된 김종윤 부사장은 앞서 구글을 시작으로 맥킨지앤드컴퍼니 컨설턴트를 거쳐 2015년부터 약 10년간 야놀자에 몸을 담았다.

지난 3월 교체된 김대일 코리아세븐 신임 대표이사 역시 외부인사다. 김 신임 대표는 롯데에 몸담기 직전 SPC그룹(현 상미당홀딩스) 계열사 섹타나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 이전에는 AT커니, 베인앤드컴퍼니컨설팅, 네이버 라인 글로벌 사업 담당 임원 및 인도네이사 법인 대표, 핀테크 기업 어센드머니 해외사업 총괄대표 등을 맡기도 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기존 '롯데맨' 출신 대표들이 물러난 자리를 컨설팅·빅테크 출신의 경영 전략 전문가들이 채우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내부 승진 중심이던 롯데의 인사 공식이 달라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수시 인사 체제와 맞물려 성과와 실행력을 중시하는 인사 기조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와 코리아세븐의 직전 대표는 모두 30년 안팎을 롯데에서 근무한 ‘정통 롯데맨’이다. 남창희 전 롯데하이마트 대표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거치며 상품과 영업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특히 롯데슈퍼 대표 시절 점포 효율화와 구조조정을 주도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김홍철 전 코리아세븐 대표 역시 롯데지주와 유통군HQ에서 경영 개선과 인사 혁신 업무를 맡아온 내부 전문가다. 실적 부진에 빠진 코리아세븐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지난해 대표로 투입됐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두 인사 모두 그룹 내부에서 위기 계열사의 구조조정과 경영 개선을 맡아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롯데는 내부 관리형 인재 대신 외부 전략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며 변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해 수시 인사를 통해 새롭게 선임된 서창우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 김덕희 대홍기획 대표 역시 모두 외부인사다. 서창우 대표는 딜로이트컨설팅과 커니에서 근무한 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실장, 한화비전 전략기획실장과 미주법인장 등을 지냈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롯데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전략 기능을 외부 전문가에게 맡겼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덕희 대표는 덴츠코리아와 프레인글로벌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인물로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30년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다.

김덕희 대표를 제외하면 최근 롯데가 발탁한 외부인사들은 글로벌 컨설팅업계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전략과 실행력을 갖춘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평가다.

달라진 인재 전략…성과로 이어질까

업계에서는 최근 롯데의 인사를 단순한 대표 교체가 아닌 인재 전략의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 위기 계열사에 그룹 내부의 경영 개선 전문가를 투입했다면, 최근에는 컨설팅과 빅테크 업계를 거친 외부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다. 실적 개선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이를 풀어가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일부 계열사에서는 외부인사 영입 이후 성과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덕희 대표가 이끄는 대홍기획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3% 증가한 3158억 원,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14억 원으로 65% 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다만 롯데미래전략연구소는 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미래 사업 발굴을 담당하는 조직으로, 일반 사업회사처럼 매출과 수익성 지표로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다.

롯데하이마트와 코리아세븐 등 핵심 유통 계열사 또한 실적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 실험의 성패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6.1% 감소한 4969억 원, 영업손실은 36억 원 확대된 147억 원을 기록했다. 코리아세븐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1조758억 원, 영업손실은 143억 원 개선한 197억 원이다.

수시 인사 체제 다음의 행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가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계열사를 대상으로 추가적인 대표 교체를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으로 롯데온, 롯데컬처웍스가 거론된다. 롯데온은 최근 2년 만에 희망퇴직을 다시 단행했고, 롯데컬처웍스는 지난해 1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롯데는 지난 11월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 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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