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권의 약관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며 일부 보험사들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총량 관리에 나섰지만, 여러 보험계약을 통해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약관대출의 특성상 정책 효과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금융신문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과 각 사의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 6개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ABL생명)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약관대출 규모는 약 42조7500억원으로 지난해 말(약 39조9300억원) 대비 7.1% 증가했다.
생명보험사들의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별도의 담보나 신용심사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출로, 급전이 필요할 때 활용되는 대표적인 유동성 수단이다.
관리 강화에도 약관대출 증가…한화생명 35% '최고'
경기 불확실성과 소비 여력 둔화가 이어지면서 보험사 약관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보험계약대출 규모가 확대되자 일부 보험사를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 계획을 점검하고, 대출 증가세를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이에 보험사들은 해지환급금 대비 대출 한도를 낮추고 관련 마케팅을 최소화하는 등 총량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실제 일부 보험사는 해지환급금 대비 대출 한도를 기존 90~95%에서 80~85% 수준으로 조정했다.
다만 이 같은 관리 기조에도 약관대출 증가세는 이어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보험사별 약관대출 잔액은 삼성생명이 18조273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화생명 11조2266억원 ▲교보생명 7조9391억원 ▲신한라이프 6조4335억원 ▲NH농협생명 3조5456억원 ▲KB라이프생명 1조827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업계 '빅3'의 약관대출 잔액은 약 37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7%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했다.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약관대출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증가율에서는 한화생명이 가장 두드러졌다. 한화생명의 약관대출은 지난해 말 대비 35.1% 늘어나 주요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라이프 18.0% ▲삼성생명 12.9% ▲교보생명 10.9% 순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면 NH농협생명은 4.3%, ABL생명은 1.7% 증가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상품 유형 따라 금리 '최고 3%p 차이'…대출 부담도 차이
약관대출 금리는 상품 구조와 가입 시기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크게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하는 금리연동형과 보험 가입 당시 예정이율을 적용하는 금리확정형으로 구분된다.
금리연동형 상품의 평균 대출금리는 주요 생명보험사 기준 4% 안팎에서 형성됐다. NH농협생명이 3.97%로 가장 낮았고, KB라이프 4.11%, 한화생명 4.27%, 신한라이프 4.30%, 교보생명 4.36%, 삼성생명 4.52%, ABL생명 4.63%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별 편차는 약 0.7%p 수준으로 비교적 크지 않았다.
금리확정형 상품은 보험 가입 당시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인 만큼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삼성생명이 7.73%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한화생명 6.51%, 교보생명 6.23%, 신한라이프 6.18%, KB라이프 6.04%, ABL생명 5.38%, NH농협생명 5.19% 순으로 집계됐다. 금리연동형과 비교하면 보험사에 따라 1~3%p 이상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약관대출 증가는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긴급 생활자금 수요와 주식시장 투자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 일반 신용대출보다 이용이 쉽고 접근성이 높아 자금이 필요한 계약자들이 우선적으로 찾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대출 한도를 조정하는 등 관리 강화를 추진하면 일정 부분 증가세를 완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여러 보험계약을 보유한 가입자는 각각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정책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은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eyk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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