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노령연금 수급자의 소득활동에 따른 연금 감액 제도를 개선해 6월 17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개선은 고령화 시대에 맞춰 어르신들의 경제활동 참여를 지원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정부 국정과제인 ‘불합리한 국민·기초연금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노령연금 수급자가 일정 수준 이상의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을 얻을 경우 연금 일부를 감액해 지급해 왔다. 이는 국민연금 도입 당시 노후소득 보장과 기금 재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크게 늘어나고 의료비와 생활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은퇴 후에도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이 늘어났고, 연금 감액 제도가 오히려 경제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령연금 감액 기준을 기존 월 319만3,511원에서 월 519만3,511원으로 200만 원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 평균소득월액(A값)을 초과하면 연금 감액이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A값에 200만 원을 더한 수준을 초과해야만 감액 대상이 된다. 사실상 소득이 월 519만 원을 넘지 않는 수급자는 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 5개 감액구간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1·2구간을 폐지한 데 있다. 종전에는 월소득이 319만 원을 넘는 순간부터 감액이 시작됐지만, 앞으로는 519만 원 이상 소득자에게만 감액 규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적지 않은 수급자들이 더 이상 연금 삭감 대상이 아니게 된다.
예를 들어 월소득 410만 원을 벌고 있는 64세 노령연금 수급자의 경우 기존 제도에서는 감액구간에 해당돼 매달 약 4만5천 원의 연금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개정된 제도가 적용되면 해당 수급자는 감액 대상에서 제외돼 연금을 전액 수령할 수 있다. 이는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고령층에게 실질적인 소득 증가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제도 개선의 혜택이 과거 소득에도 소급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2025년도 소득분부터 새 기준을 적용해 이미 감액된 연금에 대해서는 환급을 실시한다. 2025년 기준 월소득이 308만9,062원을 초과하면서도 508만9,062원 미만인 수급자가 환급 대상이다. 국민연금공단은 국세청 확정 과세자료를 바탕으로 별도 신청 없이 자동 환급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환급은 근로소득자의 경우 올해 7월 말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사업소득자는 내년 초부터 지급이 시작된다. 다만 수급자가 원할 경우 국세청 자료를 직접 발급받아 국민연금공단에 제출함으로써 보다 빠르게 환급받을 수도 있다.
2026년도 소득에 대해서는 이미 올해 1월부터 상향된 기준이 선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신고된 월소득이 519만3,511원 미만인 수급자는 연금 감액 없이 지급받고 있다. 이는 ‘우선 감액 후 사후 환급’ 방식에 따른 불편을 줄이고, 수급자가 보다 빠르게 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매년 약 10만 명의 노령연금 수급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체 감액 대상자의 약 65% 수준에 해당한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이미 약 9만 명이 감액 적용에서 제외됐으며, 이를 통해 총 195억 원 규모의 연금을 추가로 지급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수급자 1인당 평균 약 5만 원씩 매월 더 받은 셈이다.
또한 2025년도 소득분에 대한 환급 규모는 약 445억 원으로 추산된다. 환급 대상자 약 10만 명은 1인당 평균 60만 원 수준의 연금을 돌려받게 된다. 이는 은퇴 이후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을 겪는 고령층에게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도 개선은 부양가족연금액 지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존에는 감액 대상자로 분류되면 부양가족연금액을 받을 수 없었지만, 감액 제외 대상이 된 수급자는 배우자와 부모·자녀에 대한 부양가족연금액도 함께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환급 대상자는 감액분뿐 아니라 해당 부양가족연금액도 자동으로 지급받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순한 연금 인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한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을 장려하고 노동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동시에 노후소득 보장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퇴직 이후에도 재취업이나 자영업을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연금 감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국민연금 기금 지출이 다소 증가하겠지만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폐지되는 1·2구간은 감액 대상자의 65% 이상을 차지하지만 전체 감액 규모에서는 약 15% 수준에 그쳐 기금 건전성에 미치는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노령연금이 줄어들 걱정 없이 어르신들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국민연금이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 시행으로 은퇴 후에도 일하고자 하는 어르신들은 연금 삭감에 대한 부담을 덜고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후소득 보장 강화 정책이 고령층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정적인 노후 설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마혜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human07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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